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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에 대해 잘 알 수 있다며 목사님이 추천해주신 책. 음... 뭐 과히 틀린 말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이모저모로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 책이다. 우선 가장 중요한 점, 제목 낚시 -_- 이거 원제가 뭔지 아나? Islam and the Jews: The Unfinished Battle[1]이다. 아무리 둘러봐도 '이슬람과 유대인'이다. 어딜 봐서 '기독교 vs 이슬람'이냐? 책 목차만 봐도 제목이 헛소리라는 건 금방 증명된다. 1부 유대인에 대한 내 마음 2부 코란에 묘사된 유대인 3부 끝나지 않은 싸움 제1기: 유대인을 개종시키려고 애쓰는 무함마드(610~623) 4부 끝나지 않은 싸움 제2기: 유대인의 거부와 무함마드의 응징(623~632) 5부 끝나지 않은 싸움 제3기: 쫓겨나고 압제받은 유대인(632~1898) 6부 끝나지 않은 싸움 제4기: 유대인의 이스라엘 건국과 전쟁의 확대(1989~현재) 7부 무슬림과 유대인이 화해할 수 있는 방법 그래서, 이슬람이랑 싸우는 기독교는 어디에? -_- 물론 역사적인 이야기를 하다보니 중간중간 기독교 이야기도 꼽사리로 나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책 제목이 낚시라는 건 자명해보인다. 출판사가 섹시한 제목 되게 좋아하나보다. 자 그럼 책 내용으로 들어가보자. 이 책은 "원제에 충실하게" 유대인들과 이슬람 교도들 사이에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들을 찬찬히 훑어간다. 특히 필자가 강조하는 것은 이슬람교 자체가 유대인들에 대한 극렬한 혐오감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그것이 꾸란이 말하는 바이고 "정통" 꾸란 교사들이 가르치는 바이다. 필자 자신이 원래 독실한 이슬람 교도로 사람들에게 꾸란을 가르친 적도 있었던 사람이다. 그러다 외국에 나와서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었고, 그 이후 이슬람교에서 가르치는 '유대인에 대한 적개심'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이렇게 책을 쓴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무엇일까? 필자 자신의 경험에서부터, 필자는 유대인과 이슬람 교도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은 기독교회 뿐이라고 답한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뿌리 깊은 적개심을 없애려면 그리스도의 사랑 외에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 '해결책' 하나 때문에 이 책 전체를 폄하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불편하다면 이 부분을 뛰어넘어도 유대인-이슬람 교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까. 이쯤에서 이 책에 대한 불만을 하나 더 말해야 할 듯. 알라딘에 올라온 출판사의 책 소개를 보면 다음과 같이 써있다. 이슬람계인 저자 가브리엘 박사는 훗날 기독교로 개종하였다. 하지만 이 책 반이슬람 친기독교 서적이 아니며, 기독교와 이슬람의 화해와 공존, 그리고 그 해결책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는 이슬람과 기독교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기독교도들에게 화해의 악수를 청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반이슬람 친기독교 서적 맞다. 필자는 이슬람교가 '틀렸고' 기독교가 '옳다'고 말한다. 게다가 기독교와 이슬람의 화해? 뭔 헛소리냐! 애초에 기독교는 주인공이 아니라니까? -_- 내가 볼 때 이건 출판사 측에서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 (좋은 책을 출판사에서 다 깎아먹는 듯...) 내가 볼 때 좀 더 정확한 기술은 다음과 같다. 이슬람계인 저자 가브리엘 박사는 훗날 기독교로 개종하였다. 하지만 이 책은 반무슬림 친유대인 서적이 아니며, 유대인과 무슬림의 화해와 공존, 그리고 그 해결책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는 이슬람과 기독교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기독교를 통해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목사님이 이 책을 추천해주신 것은 "이슬람교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이유에서였는데, 비록 순수하게 중립적이고 학술적인 책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 목적은 달성한 듯 하다. 특히 꾸란의 형성 과정이나 이슬람교-유대교의 관계 등에 대해 전혀 무지했던 나에게 이쪽 지식을 많이 전달해주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이 남는다. 과연 이 책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유일한' 꾸란 해석법인가? 기독교 신학에도 엄청나게 많은 분파가 있고, 그들 대부분은 성경을 어떻게든 논리적으로 설명해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일단 가톨릭과 개신교, 정교회 사이에 있는 신학의 차이만 해도 간단한 문제들이 아니지 않은가? 아님 자유주의 신학은 어떠한가? 이슬람 신학에도 비슷한 것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정통적인' 꾸란 해석은 유대인들에 대한 강력한 적개심을 가르친다 해도, 꾸란을 다르게 푸는 해석법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의 필자는 '정통' 해석만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그 해석이 잘못되었으니 이슬람교는 잘못되었다는 결론을 이끌어 낸다. 필자가 원하는 교훈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이런 결론이 필수불가결했겠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아쉽다. 이슬람교 내에서 나온 다른 해석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도 가르쳐 주고 독자가 판단하게 하는 게 옳지 않을까? 조금 감정이입하기 쉬운 예를 들어 한국 개신교회를 보자. 개신교인이었다가 타 종교로 개종한 사람이 어느 날 "한국 교회에는 '기복신앙'이 팽배해 있고 곳곳에서 정통 교리로 가르쳐진다. 기복신앙은 잘못된 것이므로 개신교는 잘못되었다."라는 요지의 책을 썼다면? 나는 기복신앙 교리에 동의하지 않으며 그렇게 성경을 해석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나 같은 사람은 억울하지 않을까? 이슬람교 신학자들 중에도 '당연히' 다른 해석을 찾은 사람이 있을텐데, '정통' 교리만 가르치고 까대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느낌이 든다. 정리한다. 출판사의 오버로 좀 까인 감이 없지 않지만, 이 책은 그래도 꽤나 객관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한 책이다. 앞서 말했듯 이 책에 실린 이슬람교 교리가 "얼마나 정통인지" 잘 모르겠다는 아쉬움은 있다만, 그래도 정통 교리를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었기에 만족한다. 나처럼 이쪽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얻을 것이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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