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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유독 '가족'에 약하다. 기구한 운명의 연인들이 오랫동안 못 만나다가 짠 만나는 장면에서는 전혀 감흥이 없는 반면, 가족이 나오는 영화에선 금방 눈물을 쏟고 만다. <말아톤>이 그랬고 <집으로...>가 그랬으며 <태극기 휘날리며>가 그랬다. 이런 취향이 비단 영화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가시고기>, <아버지>, 그리고 최근에 읽은 <엄마를 부탁해>에서도 어김없이 코끝이 찡해지는 경험을 했으니까. 이 책, <즐거운 나의 집>도 그러했다. 흔들리는 지하철 속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울컥거리는 내 마음을 붙잡고 있느라 힘들었다. 분명 <엄마를 부탁해>에 나오는 '엄마'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엄마'가 등장함에도, 참 신기하게도 동일한 농도의 눈물이 흘러나오더라. 사실 -- 지난 번에도 쓴 것 같은데 -- 우리 어머니는 <엄마를 부탁해>에 나오는 희생적인 모친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분이다. 그래서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면서는 우리 어머니를 투영하기가 좀 힘들었다. 그냥 일반적인 '어머니' 이데아를 느꼈을 뿐. 반면 이 책에 나오는 '엄마'는 많은 부분 우리 어머니를 닮았다. 그러기에 나는 자연스럽게 '엄마' 자리에 우리 어머니를 대치시켜 생각할 수 있었고, 조금 더 소설에 공감할 수 있었다. '엄마'란 무엇일까? 나는 절대 될 수 없는 그 자리... <엄마를 부탁해>의 엄마와 이 책의 엄마가 서로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지만 한편으로 동일한 '엄마'인 것은, 바로 그들이 '엄마'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시장이나 책 시장에서 계속해서 '엄마' 이야기가 팔리는 것을 보면, 누구나 이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영화/책들을 가리켜 싸구려 감성에 호소하는 얄팍한 상품들이라고 떠들어대는 사람들도 있던데, 이런 게 싸구려 감성이라면 난 그냥 이 싸구려 감성에 매몰되어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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