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더비셔, <리만 가설>, 승산.

아 슬프다 ㅠㅠ 나는 이 책으로 수덕 인증을 해버린 것 같다... 아 왜 이런 책이 재밌지 ㅠㅠ 막 읽는데 페이지가 휙휙 넘어간다; 이 책 바로 전에 읽었던 <로마제국 최후의 100년>도 재밌긴 했지만 이 정돈 아니었단 말이지.

이 책에서는 '소수'에서부터 시작해 '소수 정리'를 거쳐 '리만 가설'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는 달리, 리만 가설은 가설 자체가 어느 정도 수학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기에 저자는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수학의 언어를 설명한다. 물론 그 작업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공학수학 수준의 복소는 가르치는 듯 ㄷㄷㄷ;) 그래서 이런 걸 좀 중화하고자 역사적인 사실들을 중심으로 하는 내용들도 삽입되어 있는데, 흥미롭게도 홀수 장(chapter)은 수학적 내용을, 짝수 장은 역사적 내용을 다루도록 편집을 해놓았다. 원하는 사람은 한쪽만 읽을 수도 있게 말이다. 아, 이 책의 원제는 Prime Obsession: Bernhard Riemann and the Greatest Unsolved Problem in Mathematics(최고의 집착: 베른하르트 리만과 수학에서 가장 위대한 미해결 문제)인데, 영어에서 prime number가 '소수'라는 걸 생각해보면 중의적인 의미를 포함한 좋은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에서 리만 정리를 주절주절 설명하는 주접을 떨지는 않겠다. 어차피 아는 사람은 나보다 잘 알테고 모르는 사람은 스크롤할테니 -_- 그냥 이 책에서 받은 감상을 정리해보자면, 책의 흐름이 참으로 매끄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홀수 장과 짝수 장이 서로 다른 시각에서 기록되었음에도 연결에 전혀 문제가 없거든. 또한 수학적 설명이 나를 위해 디자인된 듯 수준을 딱 맞춰서 제공되었기 때문에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알라딘 리뷰에 보니 어떤 분은 수학적 수준이 '애매하다'고 하셨는데, 그건 그렇다. 수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겐 무지 어려울테고 수학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너무 부족할 듯. 나 같은 이공계 늅늅이 정도한테나 맞는 수준이다.)

음... 그래도 하나 정도는 소개하고 넘어가야겠다. 아니 세상에 우리 자역학이가 이 책에도 나와요 +_+ (이걸 보고 왜 박병철 씨가 이 책을 번역했는지 약간 눈치를 챌 수 있었달까.) 리만 제타 함수의 비자명해(nontrivial solution)의 허수부 분포가 양자 카오스에서 나타나는 준위의 분포와 유사하다는 이야기였다. 양자 카오스에 대한 이야기도 처음 들었는데 그 분포가 그 유명한 리만 정리와 연결되어 있다니! 하앍... 이런 거에 반응하는 걸 보니 난 수덕이 아니라 물덕인듯 ㅠㅠ

어쨌든 엄청 몰입해서 와구와구 읽어나갔다. 나 같은 속성의 인간이라면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인듯 하다 -_-;;

@ 아싸 오덕 인증
by 로보스 | 2009/06/16 16:18 | |감상| | 트랙백 | 핑백(1)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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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Yuki37 at 2009/06/16 16:22
나도나도나도나도 이 책 완전 좋아 ㅋㅋㅋㅋㅋ
나도 나중에 이런 책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ㅠㅠ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6/16 17:03
유키 누나// 누나도 오덕 인증 ㄳ
Commented by Bloodstone at 2009/06/16 17:28
이공계의 각종 분야들 중 가장 싫어하는 수학입니다만, 책으로 나온 걸 보면 교양삼아 꼭꼭 읽게 되더군요.

그런데도 미적 점수는 오를 줄을 모릅니다-_-;;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6/16 17:34
Bloodstone님// 아하하... 하긴, 이러는 저도 미적 점수는 형편없다죠 -_-
Commented by Bloodstone at 2009/06/16 17:35
...정확히 말하자면 오르긴 올랐습...니다만,
공부를 안 했는데 공부를 했을 때보다 올라갔습니다(......)

그냥 랜덤학점이라고 생각하고 살렵니다.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6/16 17:39
Bloodstone님// 가끔 그렇게 '성적이 내 손을 떠난' 과목들이 있죠...;
Commented by 와이에이치 at 2009/06/16 17:36
저같이 수학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은... 소설책이나 리뷰를 하지만 로보스님은 수덕 내지 물덕 인증이군요.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6/16 17:39
YH 선배님// 흐음... 과학사 연재를 하시는 분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orz
Commented by 소시민 at 2009/06/16 18:30
수덕... 저와는 딴 세상을 사시는군요 OTL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6/17 10:35
소시민님// 그... 그런가요 ^^;
Commented by Wizard King at 2009/06/16 19:48
"리만 가설은 가설 자체가 어느 정도 수학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기에"라고 하셔서 찾아봤더니...

..."복소평면 C의 전체가 아닌 임의의 단일연결 열린 부분집합과 열린 단위 원판 사이에는 전단사 복소해석함수……"

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6/17 10:35
위자드킹// 재미있지 않냐? ㅋㅋㅋ
Commented by _tmp at 2009/06/18 00:45
...그러고 보니 저 리만도 있었지요 (...)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6/18 09:46
_tmp 선배님// 그러고 보니 다른 리만이 있었군요 (...)
Commented by Bloodstone at 2009/06/18 17:50
저도 리만이라고 해서 Riemann Sum부터 생각하면서 뭥미? 했더랬습니다. 하여간 동명이인들이 문제라니까요(?!);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6/19 10:13
Bloodstone님// 에, 답글이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 이 글에서 얘기하는 리만은 Riemann Sum의 리만과 같은 사람입니다. 제가 말한 '다른' 리만은 리만 브라더스(역시 중의적이군요 ㅋ)의 리만이고요.
Commented by Bloodstone at 2009/06/19 12:38
;; 말을 짧게쓰다보니 꼬였네요^^; 리만브라더스의 리만-_-;;을 보고 수학자 리만인가? 했더랬죠 ㅎㅅㅎ; 수학자는 역시 쪽박차는구나(?!) 하다가 다른 리만인 걸 알고 놀랐던 경험이었습니다ㅋㅋㅋ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6/19 16:39
Bloodstone님// 아, 그 의미였군요. 오해해서 죄송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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