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에 대한 변명.
<통계가 전하는 거짓말> 감상문을 쓰면서 느낀 건데, 교양서에 대한 내 태도는 보통 두 가지 중 하나인 것 같다.

1) 신기하고 새로운 지식을 배웠을 때: 하앍하앍 이런 게 새로운 얘기긔! +ㅁ+ 졸랭 신기함!!!
2) 그다지 새로운 지식이 없을 때: 흠 이거 익숙한 놈이군. 한 번 까볼까? -_-)y~


내가 2번을 택한다고 해서 정말 그 책의 주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분명 일리가 있고 합리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부분을 공격하면 약점이 있을 수 있다- 정도를 하고 싶은 거니까. 일례를 들어 <통계가 전하는 거짓말>의 경우, 나는 그 책에서 제시하는 지식이 당연히 가르쳐져야 한다고 생각함에도, 일부러 공격할 약점을 찾아봤다. 저런 지식을 '진리'라고 믿고 아무데나 떠들어대는 것 또한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쓸 때는 이런 의도를 포함해서 조심스레 쓰느라 노력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_-)

이전에 <최종 이론의 꿈> 포스팅을 했을 때도 비슷하다. 나는 과학을 공부하(다가 잠시 쉬고 있)는 학생이고, 나 또한 과학의 '유일성'과 '환원성'을 당연하게 배워왔다. 내가 개별이 했던 랩도 화학을 물리로 환원시키는 작업을 하는 랩이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 익숙한 대상에 대해 의심을 품고 반론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지 않은가? 감상문을 쓰면서 제시했던 환원주의 반박은 결함이 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런 시도 자체가 의미 없는, 혹은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지식은 반론을 통해서 성장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이런 변태 취향을 합리화한다. 흐흐.
by 로보스 | 2009/06/05 11:57 | |잡념|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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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긁적 at 2009/06/05 16:15
익숙한거 까봐라. 주위 사람들이 칼 들고 달려든다.
그런건 정신건강에 해로워요 -_-.....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6/05 16:50
긁적 형// 그렇긴 하더만요 ㅋㅋㅋ
Commented by 아인슈턴 at 2009/06/07 17:16
익숙한 대상에 반론을 품고 반대 이론이 나오면 정반합에 의해 중간적 이론이 나오는 경우가 많이 있더라구요...아얘 새로운게 나오기도 하겠지요ㅋ
뭐 저는 어떤 지식을 접할 때 안하려고 해도 본능적으로 비평적인 글읽기가 되어버려서 어떤 점에서는 참 불편합니다. 성경도 그렇게 보일 때가 있으니깐요...요샌 그런 생각을 합니다.
1.애기가 엄마품에 안겨서 비평적인 상황인식을 한다...지금 나를 잡고있는 이 여자는 누구야 대체.... 또는
2.나와 그닥 친하지 않은 이 친구가 나에게 살갑게 대하는 이유는 대략 이러이러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3.리처드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대략 훑어봤는데 상대방이 하는 행동이 다 이런식으로도 설명이 되는구나하고 생각을 하고보니 모든 것이 가식적으로 보이더라구요...예를들어 문학책에서 나오는 인생이야기가 엔트로피증가와 관련된다거나 사랑하게 되는데는 심리적,이기적 유전자적,사회적,냄새에 의한, 기에의한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이젠 좋아하는 것이 없어지고 모든게 무미건조해졌습니다. 전 살아남기 위해 어떤 공부를 하고 있고 기계적으로 살고있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제가 성경을 알고 있다는 것 뿐입니다.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6/08 09:38
아인슈턴님// 그건 참 안타까운 이야기로군요. 기계론적인 설명을 익혔다고 해서 인간적인 정서가 부정되는 건 아닐텐데 말이죠. 속히 좋은 방법을 찾아내실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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