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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책에 관한 글을 어디서 봤더라... 분명 어느 블로그에서 봤는데 도무지 기억이 안 난다 orz 어느 블로거께서 이 책을 배경으로 한 편의 소설을 쓰셨는데, 그 소설이 참 매력적이어서 이 책까지 구입하게 되었다. (내 기억에 자연과학 쪽 전공자셨는데,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제보 부탁드려요 ;ㅁ;) 이 책의 주제는 그 유명한 아리우스-아타나시우스 논쟁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아리우스주의에 대해 갖고 있던 지식은 다음과 같다. "① 아리우스주의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하고 그리스도를 하나의 피조물로 격하시켰다. ② 아리우스주의는 기독교가 아니며, 지독한 이단이니 근처에 가서도 안 된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많이 깨지게 되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에 정리한다. 4세기에 로마 제국의 국교로 공인된 그리스도교 교회는 스스로의 신학을 좀 더 정교화, 체계화시킬 필요성을 느꼈고, 그 과정에서 그리스도에 관한 두 가지 학설이 대두된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강조하는 학설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의 인성을 강조하는 학설이었다. 전자의 경우 그리스도는 하나님 그 분이셨고,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영광을 버린 존재였다. 반면 후자는 그리스도를 하나의 인간으로 생각해서 인간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존재로 보았다. 전자는 서방 교회에서 유행했고 후자는 동방 교회에서 유행했는데, 이는 서방 교회에서는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있을 수 없는 겸손을 취하신 그 분'을 강조했기 때문이고, 동방 교회에서는 '인간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할 길을 알려 주시고 몸소 실천하신 그 분'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응? 뭔가 이상하다. 이 두 가지는 현대 기독교회에서 모두 인정되고 있는 것들 아닌가? 그리스도론을 공부할 때 전자는 그리스도의 신성이 가지는 의미, 후자는 그리스도의 인성이 가지는 의미로 소개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문제는 항상 '극단적인' 자들에게 있었다. 극단적인 아타나시우스파(=사벨리우스파)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한 형태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펼쳤고, 극단적인 아리우스파는 그리스도는 하나님이 아니며 그저 하나의 사람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성경에 빗대어 볼 때 양쪽 다 기독교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다. 결국 관건은 그 수많은 중간 지점 중 어디에 기준선을 긋느냐에 있었고, 이걸 위해 그렇게 피터지게 싸워댄 것이다. 지금 우리야 아타나시우스가 '옳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으니 이단에 맞서 싸운 훌륭한 교부로 기억하지만, 역사 기록을 보면 아타나시우스는 참으로 비열하고 폭력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아리우스파를 '멸망'시키기 위해 온갖 모략과 수단을 동원한 사람이 그였다. 그렇다고 아리우스가 도덕적으로 훌륭한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다. 한쪽이 승기를 잡을 때는 반대편을 몰살시켰고, 반대편이 다시 우세해지면 이쪽이 몰살당했다. 도토리 키재기일 뿐이다. 그렇게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 혜성처럼 나타난 세 명의 신학자들이 있었으니 카이사리아의 바실, 니사의 그레고리우스, 그리고 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우스이 그들이었다. 이들은 그 유명한 '삼위일체'라는 개념을 정리해서 발표했고, 이 개념은 아타나시우스파와 '온건한' 아리우스파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다. 결국 이 개념을 통해 아타나시우스주의가 승리를 얻게 되었고, 이렇게 아타나시우스주의가 승리를 거두면서 신학 지형이 변하게 된다. 아리우스파 중에서도 '온건한 아리우스파'는 전부 아타나시우스파의 우산 아래로 들어오게 되었고, 극단적인 형태만 남은 아리우스파는 이단으로 선고받는다. 대략 내가 이해한 정황은 이렇다. 그럼 우리는 이로부터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첫째, 아리우스파 전체가 이단인 것은 아니다. 이들 중에는 온건파가 있었고, 이들은 그리스도의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했지만 신성을 무시하진 않았다. 여기서 새삼 '이름짓기'의 무서움이 느껴지는데, 설사 내가 극도로 온건한 아리우스파라 해도 아리우스파 전체가 이단으로 찍히면 나는 일고의 가치도 없이 교회에서 쫓겨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도한 일반화'는 현대 교회의 이단 정죄에서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 (나는 소위 '이단 감별사'라 하는 자들이 이 과도한 일반화를 통해 아무 교회나 다 이단이라고 꽥꽥거리면서 다니는 게 참 위험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다. A는 a와 b를 주장했는데, a 때문에 이단으로 선고받았다. B는 a를 주장하지는 않지만 b를 주장한다. 그럼 이단 감별사들은 "B는 이단인 A가 주장하는 b를 옹호하므로 이단이다!"라고 떠든다. 이들은 뇌가 없는 걸까?)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설가들의 주장처럼 삼위일체 교리가 '정치에 의해 결정된' 교리인 것은 아니다. 당시 대부분의 신자들은 비록 사소한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대해서는 전부 동의하고 있었고, 이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바를 명시적으로 풀어쓴 것이 삼위일체 교리인 것이다. 물론 말이라는 것이 온전한 존재가 아니다보니 모든 이들을 만족시키는 표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당시 교부들이 대부분 이에 동의했다는 것을 볼 때 받아들일 만하다. 아 뭔가 심각하게 어려운 논의로 빠져버린 감이 있긴 한데...;; 책 자체는 무척 재미있는 책이다. 저자의 탁월한 필력으로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교리 논쟁을 '역사 이야기'로 술술 풀어낸다. 이야기체의 역사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저자 자신이 기독교인이 아니라는 것도 하나의 가산점이 될 수 있을 듯 싶다. 사건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할테니까.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이런 쪽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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