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 <광장/구운몽>, 문학과지성사.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광장>. 특히 명준이 끊임없이 "중립국."을 되뇌이는 장면이 6차든 7차든 국어 교과서 한쪽에 당당히 실려있으니 아마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광장>을 그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다 julia님의 블로그에서 <광장> 서평을 읽고는 이 책의 전체 내용이 궁금해져서 질렀다 -_-

다 읽고 나니 "중립국." 장면은 그저 소설 속의 한 장면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장면으로 <광장> 전체를 담아낼 수는 없다. <광장> 전체를 대표할 수도 없다. 물론 이 장면이 중요하지 않다 할 수는 없겠지만, 소설 제목이 왜 <광장>인지 알기에는 부족하달까. 읽으면서 가슴 벅찬 표현이 참 많았는데 그걸 다 담아내지 못하는 것이 한스럽다. 여하튼 julia님 표현대로, '이런 맛에 순문학 읽는 거지.' 싶더라니까.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100쇄를 맞았지만 그 소설의 묘사는 여전히 유효하다 하듯이, 이 책의 묘사 역시 여전히 유효한듯 싶다. 남한과 북조선, 그리고 제3국 사이의 갈등? 아니, '광장'과 '개인' 사이의 갈등.

<광장>과 더불어 <구운몽>이 실려있었는데, 나는 <구운몽>이 최인훈 소설인 것도 몰랐다; 처음에 책 주문하면서 '엥 고전 설화도 같이 묶여있는 건가?'라고 생각했으니까...;; 읽으면서 <광장>과는 사뭇 다른 전개에 당혹스러웠지만, 한편 '광장'의 의미를 한층 깊이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뒤에 달린 해제에서 말하듯, 최인훈이 이 두 편의 소설을 꼭 묶어서 내라고 했다는 이유를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확실히, 같은 순문학이라 해도 우리 작가들이 써낸 순문학이 훨씬 와닿는다. 내가 좀 까막눈이라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만 =_=
by 로보스 | 2009/03/02 16:31 | |감상| | 트랙백 | 핑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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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리내 at 2009/03/02 17:27
으핫, 집에 바로 저 사진이 있는 책이 있는데 말이죠 ㅋ
Commented by Yuki37 at 2009/03/02 17:42
엥??? 우리집에 있는 [만화로 보는 우리 '고전', 구운몽]은 그럼 뭐지-ㅁ-!!!!!!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3/02 18:01
미리내님// 읽어 보셨습니까 +_+

유키누나// 바보냐 -_-;; <구운몽>은 원래 고전 설화지만, 최인훈이 그 제목을 가져다가 자기 소설에도 붙였다고 ;
Commented by _tmp at 2009/03/02 22:11
광장 하면 천주교 - 사회주의 도식이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라고 해봐야 사실 저도 생각나는 건 그 도식과 중립국 타령뿐 -_-
Commented by Wizard King at 2009/03/03 00:33
ㅎㅎ 그 '아날로지' 말이죠... 그거 중학교 때 읽으면서 무슨 이상한 소리인가 했는데 (...) 알고 보니 서양 학자들은 옛날 옛적부터 그리스도교와 공산주의를 그렇게 연관지어서 생각하는 경우가 좀 있던 것 같더라고요.
Commented by julia at 2009/03/03 00:41
끼약 왠지 부끄러운데 좋아요^///^ 에헤헤헤 읽어보셨군요! 저도 사실 구운몽이 같이 있길래 엥 웬 구운몽이야-.-?? 이랬는데... 뭐 그런 사정이 있더라고요. 그치만 구운몽은 못 읽어봤어요^.ㅜ 저것도 괜찮다고들 하던데. 정말 순문학들은 그런 문체에서 오는 감동이 대단하지 않은가요*.* 공감해주셔서 신나요>.<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3/03 08:56
_tmp 선배님, 위자드킹// 아항 그런 도식도 있었죠. 그게 아무래도 공상적 공산주의 뭐 그런 것 때문이려나요.

julia님// 와와 저야말로 julia님이 친히 답글을 달아주셔서 신나요 /ㅂ/ julia님 덕분에 좋은 소설 많이 읽어보고 있습니다 감사감사 (_ _)
Commented by ㅇㅇㅇ at 2009/06/19 15:50
구운몽은 난해한 소설이고
광장이 일반인들이 읽기에 참 좋은 소설이죠
저는 은혜가 죽을때가 제일 기억에 남더군요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6/19 16:39
ㅇㅇㅇ님// 그렇군요. 역시 그랬던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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