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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이 책 진짜 초강추다. 젭라 읽어줏메 ㅠㅠ ...라고 하면 더 설득력이 없겠지? -_-; 그냥 평범하게 쓰련다. (사실 저 말 완전 본심임 ㅠ) 나는 처음에 이 책 제목을 보고 사기 친 과학자들 이야기를 에피소드식으로 모아놓은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치고 나니 그런 식상한 책이 아님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분류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되는데, 굳이 넣자면 과학사 내지는 과학사회학 쪽으로 넣어야 할 것 같은 책. 그렇다고 해서 저자들이 과학에 무지한 사람들은 아니다. 웨이드는 <네이처> 부편집장까지 했던 사람이니까. (브로드는 과학학을 전공했고, <뉴욕 타임스> 과학 기자란다.) 일반적인 인식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권위나 명예에 굴종하지 않으며, 순수하게 학문적 탐구를 목표로 연구에 매진한다. 이들은 '민주적인 사회'를 이루고 있어 어느 과학자든 다른 과학자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으며, 그런 과정을 통해 '잘못된 지식'을 축출해낸다. 이 책에서는 과학자 사회에 대한 이러한 통념들이 잘못된 것이라고 선언한다. 이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 과학계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사기꾼 과학자'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우선 이 책에서 부수는 우상은 '정직하고 순수한 과학자'의 우상이다. 사실 이 우상은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우상이다. 과학자도 인간인데 물욕이나 명예욕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나야 꼬꼬마 학부생이니까 실제 학계에 나가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이곳저곳에서 접하는 과학자들의 모습을 보면 '정직하고 순수한 과학자'는 허상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도 부와 명예를 위해 사기를 친 수많은 과학자들이 나온다. 이들이 태생적인 사기꾼이라서 부와 명예에 집착한 것은 아닐 것이다. 어느 과학자든 인간이라면 부와 명예를 추구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닐까? 이건 그나마 과학자들은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자기 자신의 모습이니까) 과학계 밖에 서있는 사람들은 아직도 이 우상을 숭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인물이 과학자들한테 "돈이 없어도 닥치고 연구해라"고 했던 우리 완소 MB님[1]. 이 우상이 부서지고 나면 '재현을 통한 반박'의 우상을 부술 차례이다. 우리는 흔히 과학자들이 다른 과학자의 실험을 '재현'하여 그 신뢰도를 검증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이 '재현'이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 남이 한 거 재현해봤자 밥도 떡도 생기지 않으니까. 첫번째 우상을 부쉈으면 당연히 딸려오는 귀결이다. 다른 과학자의 실험을 재현해보는 경우는 보통 그 실험을 응용해서 다른 일을 해보려고 할 때인데, 그렇다면 하나도 안 중요한 실험에 대해선 '재현을 통한 반박'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닌가. 이 책은 '하나도 안 중요한' 연구 주제에 대해 가라 데이터로 수많은 논문을 출판한 사기꾼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이 주제는 다른 과학자들의 흥미를 끌지 않았기 때문에 '재현 실험'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 사기꾼은 이를 이용해 수많은 논문을 CV에 넣을 수 있었다. 이래도 '재현을 통한 반박'이 과학계의 자체정화 시스템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이어 '민주적인 과학자 사회'라는 우상도 부서져야 한다. 과학자 사회는 교수와 대학원생으로 이루어진 착취 사회고, 아무리 대단한 발견을 했더라도 그 사람이 대학원생이라면 공로는 지도교수에게 돌아간다. 이 책에서는 논문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교수들이 대학원생들이 쓴 논문에 이름을 넣었다가 스캔들이 터져버린 사건들을 여럿 수록하고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펄서의 발견' 사건이다. 실제로 펄서를 발견한 것은 어느 대학원생이었는데 막상 그 공로는 그 지도교수에게 돌아가 지도교수가 노벨상을 탔다고 한다. 이런 구조가 '민주적'인 구조인가? 더욱이, 학계 내에서도 권위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의 차별이 만연해있다. 이 책에서는 소위 말하는 '엘리트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에서 논문을 제출했을 때 리뷰어(reviewer)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소상히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신념에 따르면 두 경우에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차이를 보였다! (당연히) '엘리트 학교' 쪽을 훨씬 좋게 평가한 것이다. 과학적인 업적에 의해서만 평가를 받는다는 '민주적인 과학자 사회'는 어디 갔는가? 이 책에서는 이러한 사태에 대해 과학사학자, 철학자, 사회학자에 의해 잘못 만들어진 이미지가 과학자들에게 심겨졌다고 보고 있다. 이는 아마 포퍼와 머튼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 것 같은데, 이 책이 나온 시기가 1980년대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생각이라고 본다. (내가 알기로는 최근으로 오면서 과학사와 과학사회학은 '과학자의 실제 모습'을 비추려고 노력했다. 스트롱 프로그램 참조.) 하지만 내가 볼 때 저 이미지는 다른 학자들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뉴턴 이후로 한동안 과학자들은 자신들만이 '신사적인 학문', '민주적인 학문'을 하고 있다고 믿었고 심지어 '진리'를 밝혀냈다고 믿었으니 말이다. 그 시대에 벌써 과학사학자나 철학자, 사회학자가 과학의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믿기 힘들다. 차라리 쿤이 지적했다시피, 과학 교과서의 필법이 '진리로 판명난 내용만 적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과학 연구 과정보다는 이미 체계화되고 추상화된 지식만 과학 교육에서 사용된다는 점이 더 큰 원인일 것 같다. 예를 들어 양자역학이 만들어지던 초창기에는 보어나 플랑크 같은 사람들조차 개념의 혼동을 계속 일으켰고 수없는 삽질을 했지만, 우리가 배우는 양자역학 교과서에서는 그런 거 싹 빼고 업적만 남겨놓지 않는가! 이런 식의 편향된 지식이 계속 재생산되면 잘못된 이미지를 갖게 되는 건 시간 문제겠지. 뭐, 원인이 무엇이 되었든간에, 현대 과학자 사회가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이미지'를 과학자들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는 것이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이다. '이미지'를 신뢰하는 사람들이 흔히 들고 나오는 것이 '썩은 사과 이론'이다. 사과 박스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썩은 사과' 한 두 개가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사과 박스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한다. 아니, 사실 그렇게 거창한 얘기도 아니다. 그냥 과학자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고, 과학자 사회도 다른 사회와 똑같다는 얘기다. 과학자 사회가 좀 더 정직하고 평등하게 돌아가려면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 일전에 황 박사 사건 때, 마치 우리나라 과학이 망하는 것처럼 호들갑 떤 사람들은 다 반성했으면 좋겠다 -_- 이 책에 보니 황 교주는 감히 갖다댈 수도 없을만한 사기 사건이 많이 있었구만. 미국에서 그런 사건들 있었다고 미국 과학이 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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