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기독교인인가.
누군가 과학도인 나에게 왜 기독교인인가를 묻는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일요일 저녁에 문득 떠오른 이 질문을 붙들고 한참 고민에 빠졌었다. 이제서야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기에, 이를 글로 남긴다.

1. 도구로서의 과학
솔직히 얘기하자면, 나는 과학에서 말하는대로 세상이 '실재'한다고는 믿지 않는다. 내게 과학은 우리가 만나는 세상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과학도가 이런 소리를 하면 좀 충격적일까?

아, 얘기를 더 진행시키기 전에, 내가 이런 소리를 하면 "그럼 15층에서 떨어져보시지-"와 같은 소리를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렇다고 내가 반실재론자인 것은 아니다. 15층에서 떨어지면 죽는다는 건 나에게도 거의 99% 확실하다.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이 반실재론자겠는가?) 나도 무언가가 '실재'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존재하는 '실재'가 과학에서 말하는 것과 동일하다거나 최소한 비슷할 거라는 생각에 찬성하지 않을 뿐이다.

내가 보는 자연은 블랙박스와 같다. 우리가 어떤 조작을 하면 '무언가'가 튀어나온다. 그리고 우리는 그 '무언가'를 수집해 내부의 구조를 추측한다. 여기까지는 아마 대부분의 과학자들도 동일하게 생각할 것이다. 파인만이었나 도킨스였나, 하여간 어느 저명한 과학자도 비슷한 비유를 들었으니까. 다만 그들은 그 '무언가'를 모으면 블랙박스 내부의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믿는다는 것이 차이일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광화문에 매달린 뉴턴 경'의 비유를 들어보겠다. 어느 조커가 타임머신을 타고 근대로 날아가 뉴턴 경을 납치해왔다. 조커는 뉴턴 경을 광화문에 손발을 묶어서 매달아놓고 사라져버렸다. 심심해진 뉴턴 경은 앞에 지나다니는 이상한 물체(=자동차)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뉴턴 경은 이내 그 물체들의 운동이 앞에 보이는 빨간불/녹색불의 변화에 의해 기술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뉴턴 경이 거기 평생 매달려있는다고 자동차의 내부 구조를 알 수 있겠는가?

워워, 흥분하지 말자. 난 과학이 생구라라는 얘기를 하는게 아니다. 다만 과학이 '실재'와 전혀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과학이 저 뉴턴 경의 위치에 있지 않다고 누가 확언할 수 있단 말인가? (뉴턴이 거기 매달려서 1000만년 동안 살 수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자동차 내부 구조를 알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즉 과학이 언젠가는 '실재'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는 분들에게 [1]의 첫번째 글꼭지를 소개해 드린다. 여기서는 약간 다른 접근 방법으로, 설령 과학이 100% 자연을 기술한다 해도 과학이 '실재'라고 확신할 수 없음을 논증하고 있다.)

2. 상대주의의 확장
나는 여기서 좀 더 생각을 넓혀 과학 뿐 아니라 모든 학문, 아니 모든 '설명'은 '실재'가 아닌 '도구'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설명이란 학문적인 설명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우리가 마주치는 '무언가'를 기술하고 있는 모든 형태의 언어를 총칭한다. 예컨대 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었더니 나타난 검은 그림자! 그것을 '귀신'이라고 보는 것 역시 하나의 '설명'이다.

우리는 수많은 설명이 쏟아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쪽 끝에서는 LHC를 돌려 수치적으로 엄청난 데이터를 뽑아내며 그 데이터에 대한 '설명'을 만드는 반면, 맞은편 끝에서는 무안단물을 뿌리며 교주의 능력에 대한 '설명'을 만들고 있다. 자, 어느 설명이 '옳고', 어느 설명이 '그른가'? 과학자의 눈으로 보기에는 무안단물을 믿는 자들이 정신 빠진 자들일테지만, 무안단물을 믿는 사람들 눈에는 과학자들이 믿음 없는 자들로 보일 것이다.

아, 그래서 지금 무안단물도 옳고 과학도 옳다는 걸까? 노노. 난 그런 극단적인 상대주의자는 아니다. 물론 그 어떤 설명도 실재를 다룬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설명을 평가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사회' 속에 살고 있다는 한계 때문이다. 사회는 각 설명에 대해 '지지 세력'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설명을 평가한다. 지지 세력의 수가 작은 설명은 곧 멸종해버리기 때문이다. 진화론의 자연선택과 비슷하게 이해하면 되겠다. (도킨스의 밈 meme도 이것과 비슷한 맥락 아닐까? 양영순 씨[2]는 전혀 엉뚱하게 이해한 것 같지만.)

기왕 진화론 얘기를 꺼냈으니 진화론의 개념을 빌려서 계속 얘기해보자. 카우프만이 자신의 책[3]에서 강조하듯이, 진화에는 여러 '봉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 수학적으로 말하자면 극대값(local maximum)인 셈인데, 그것이 반드시 최대값일 필요는 없다. 전부 최대값으로 수렴해버리면 하나의 동일한 종 외에는 살아남지 못할테니까. 마찬가지로, 설명의 정글에도 이런 여러가지 '봉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 지금의 상황만 놓고 보자면 과학이 그 중 하나일테고, 기독교 신학도 그 중 하나를 점하고 있을 것이다. 무안단물 사상은 아마 기독교 신학 봉우리에서 삐져나온 조그만 봉우리 하나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물론 이렇게 정태적(static)인 관점은 위험하다. 카우프만 역시 그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환경'이라는 요소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봉우리들의 높이가 계속 달라진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때 잘 나가던 종들도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 순식간에 멸종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역사를 돌아볼 때, '설명'들 역시 그렇게 변화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한 때 잘 나가던 조로아스터교는 그 모습을 감춘지 오래고, 현재 살아남은 사상들 역시 그 역사 과정에서 끊임없이 그 모습을 변개해왔다. 과학이 항상 동일한 모습이었는가? 기독교 신학이 항상 동일한 모습이었는가? 이들 역시 사회가 변화하고 사상이 변화하면서 계속 모습을 변형시켜왔고, 그 결과가 바로 현재의 모습인 것이다. 물론 미래에는 또다른 모습을 가질테고.

3. 왜 인격적 유신론인가
봉우리가 하나 뿐이라면 그걸 선택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봉우리가 수도 없이 존재하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느 사상을 선택해야 하는가? 각자의 신념과 가치관에 맞는 사상을 선택하면 된다- 요게 정치적으로 옳은[4] 표현이겠지만, 이 글은 내가 왜 기독교인인지를 설명하는 글이므로 내가 왜 '인격적 유신론'을 선택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설명하도록 하겠다. 이는 그저 나의 신념을 적어놓은 글이지 사실을 기술하는 글이 아니므로 독자가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인간이 완전하지 못하다고 믿는다. 또한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완전한 곳에 달할 수 없다고 믿는다. 그것이 학문적인 연구든 육신적인 수행이든 말이다. 어쩌면 과학적 실재론자들은 그런 얘기를 할지도 모르겠다. 인간 개개인은 완전한 곳에 달할 수 없더라도, 인간의 집단 지성은 언젠가 완전한 지식에 달할 것이라고. 하지만 앞서 논했듯이 그것이 '완전한' 지식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럼 그냥 GG 때리고 현실에 안주해버리자. 어차피 완전할 수 없는 존재, 불완전한 채로 즐겁게 살다 가면 되잖아? 하지만 이렇게 주저앉는 것도 싫다. 이상주의자라고 비난받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완전한 존재를 꿈꾼다. 하지만 완전해지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하다. 저 너머 어딘가에 '완전한' 존재가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존재는 우리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완전해질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라고 믿는다. 또한 인간과 같은 '인격'을 가지고 있기에 인간을 이해할 수 있고 교제할 수 있는 존재라고 믿는다. 이 존재가 내가 믿는 '신'이다.

많은 무신론자들이 이런 '신'은 인간이 만들어 낸 존재에 불과하고, 그런 신에 매달리는 유신론자들은 나약하다고, 주체적이지 못하다고 비난한다. 그런데 곰곰이 뜯어보면 이 말은 틀린 말이다. 내가 신의 뜻이라고 믿으면서 어떤 일을 한다 치자.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그건 내 '의지'를 내가 믿고 그대로 행하는 것 아닌가? 그게 어째서 나약한 것이요, 주체적이지 못한 것인가? 차라리 정신분열이라고 비난하면 모를까, 나약하다는 비난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4. 왜 기독교인가
그렇다면 왜 기독교, 그것도 개신교를 선택했는가? 마찬가지로 인격신을 가지고 있는 이슬람교나 통일교를 믿어도 되었을텐데.

고민해봤는데, 이건 아무래도 초기값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_-;; 예정론을 믿는 한국 장로교 신학 전통에 따르면 초기값이 달랐더라도 개신교로 수렴했을 거라고 말해야 맞겠지만, 그건 솔직히 자신없다. 우리 어머니는 독실한 개신교인이셨고, 그래서 나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교회 문화에 젖어들었다. (도킨스는 조기 종교 교육이 문제라고 길길이 뛰겠군 ㅋㅋ) 소위 말하는 '모태신앙'이다. 만약 우리 부모가 파키스탄에 살았고 독실한 이슬람 교도였다면 난 폭탄테러범이 되어 런던 지하철에 뛰어들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초기값에 의해 개신교를 택했지만, 초기값이 전부는 아니다. 초기값 못지 않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동역학을 거쳤느냐도 중요하다. 나처럼 모태신앙인이었던 사람들 중에 성인이 되어 무신론자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도 많음을 감안해보면, 내가 왜 '그토록 기계론적인' 자연과학을 전공하면서도 개신교 신앙을 버리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뭐 거창하게 떠들어댔지만, 간단하다. 개신교 교리가 아직까지 나를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런 원시적인 교리에 만족한단 말인가!" 내가 생각하는 기독교는 그렇게 '원시적인' 종교가 아니다. 한국 목회자들, 특히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혀 원시적인 소리를 해댈 뿐, 기독교 교리 자체는 잘 뜯어보면 상당히 정교하다고 본다. 특히 개신교에 실망하고 교회에 떠나는 사람들이 많이 실망하는 부분들은 핵심 교리가 아니거나 핵심 교리를 '오해'해서 생긴 헛소리들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한국 보수주의 개신교 진영에서 그렇게 신주단지 모시듯이 하는 창조과학을 보자. 난 창조과학 그 자체는 하나의 '설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회'라는 맥락 속에서는 전혀 무가치하다고 본다. 진화론이 등장하기 전인 18세기 지질학의 입장에서는 창조과학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었지만, 사회의 인식과 분위기가 달라진 지금에 와선 완전 무력하다. 게다가 난 창조과학이 기독교의 본질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보는데, 신이 '진화'라는 과정을 거쳐 세상을 창조하면 왜 안 된다는 것인가? (창조론에 관한 내 입장을 좀 더 분명히 기술해놓은 글로 [5]를 참조하시길. 비기독교도들보다는 기독교도들을 겨냥한 글임을 염두에 두시길.)

또 하나, 전도와 선교는 어떠한가? 이는 과연 기독교의 핵심 교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텐데, 내가 볼 때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다 갖추지 못한 사람에게 전도와 선교를 강요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맞지 않는 일이다. 물론 전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至上命令)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자에게 아무 방법이나 써서 있는대로 교회로 끌고 오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교회에 등록된 신도 수만 가득가득 늘리는 것을 의미하는가? 바울 사도가 빌립보서(빌 3:17)에서 지적하듯, 나 자신부터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사람이 되고, 그런 나를 '닮는' 사람을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아무런 대비 없이 이라크에 대학생들 끌고 가는 게 선교가 아니란 말이다!

무신론자들에게는 마음에 안 드는 결론일 것이다. 한국 개신교가 자행하는 모든 죄악은 다 '인간들'의 죄악이고, 개신교 교리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이 결론이. 하지만 내가 살펴본 성경의 가르침과 예수 그리스도의 삶은 한국 개신교 교회들의 모습과 너무도 다르기에, 나는 이 모든 문제들이 개신교의 문제보다는 한국 개신교도들의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서 그렇게 된 원인까지 분석할 생각은 없고,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6]과 같은 책을 일독하시길 권한다.

정리한다. 나는 어릴적부터 개신교 신앙을 지켜왔다. 이는 지금까지의 내 경험들과 내 신앙이 충돌한 적 없고, 내 신앙관 속에서 내가 앞으로 살아갈 길을 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문제 없이 살아왔기에, 앞으로도 이 신앙은 쭉 지켜나갈 것이다. 설령 그 구체적인 지식은 조금씩 달라질지 몰라도.

이 부족한 글이 나의 신앙관과 과학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었길 기대한다. 노파심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이 글은 전적으로 내 개인적인 신념과 신앙을 기술한 글일 뿐이다. 모든 개신교인 과학도가 나와 같은 사상을 지니고 살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독자 역시 이 글을 지나치게 크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by 로보스 | 2008/09/16 19:41 | |잡념| | 트랙백(1)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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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世界はネオハピ! at 2008/09/17 11:06

제목 : 성경과 과학.
나는 왜 기독교인인가.에 덧붙여, "그럼 성경과 과학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냐?"는 질문이 들어와 쓴 글입니다. -- 흑 졸지에 대형 떡밥을 던진 셈이 되어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 원래 의도했던 것과는 살짝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이라, 새로운 주제에 대한 제 입장을 정리해보고자 이 글을 시작합니다. 예, 새로운 주제라는 건 '성경과 과학'입니다. 사실 제 원글은 이 주제에 대해 거의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more

Commented by 키오쿠 at 2008/09/16 20:45
잘 읽었습니다 :) 조만간 저도 한 번 저의 신앙에 대해 써보기로 하지요 ㅎㅎ
Commented by jooddang at 2008/09/16 21:05
어이쿠야 길기도 하다

참. rss에서도 전문 다 볼 수 있게 설정 바꿔줘...
Commented by DK紅炎卿 at 2008/09/17 06:09
모든 개신교인 과학도가 나와 같은 사상을 지니고 살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
:) 저도 조만간 써바야...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8/09/17 08:50
키오쿠님// 기대하겠습니다 :) 트랙백 부탁해요-

주땡 형// 했어요 ^^

홍염// 기대 :) 트랙백 날리3-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9/17 09:05
喬兒도 가톨릭교도로서 자신의 신앙생활에 대해 조만간 생각해봐야 겠어요.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8/09/17 10:00
제갈교님// 고민 없는 종교인만큼 무서운 것도 없으니까요. ^^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9/17 11:47
쿠궁!!! (...사실 모태신앙에, 그렇게 신앙생활에 대해 깊이가 있든 없든 성찰을 해보지 않은 불성실한 신앙인이라서요...)
Commented by Wookie at 2008/09/17 14:14
자세하게 쓰셨네요!
전 두리뭉실하게 "과학"이란 진실에 근접한 것들의 집합이고 "과학"으로 설명될 수 없는 것들이 많은데 언젠가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해줄 것이라는 것은 신이 존재한다를 믿는 것만큼 허무한 것이므로 차라리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겠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뭐 물론 그렇다고 과학이 여기서 포기하면 안 되죠 -ㅁ-; 더 진리를 추구해야 ㅋ;
이 글을 읽으니 갑자기 부끄러워지네요 ㅠㅠ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8/09/17 16:06
제갈교님// 이제부터라도 하시면 되죠 :D

Wookie님// 하하 괜찮은 생각이네요- 저도 많은 사람들에게 과학은 종교 수준의 의미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본인들은 전혀 인정하려고 하지 않으니 ^^;
Commented by idea at 2009/11/08 16:17
제 댓글을 지우셨군요.....흠....열린 마음으로 비판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공부하는 사람의 기본 덕목입니다...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11/08 21:46
idea씨// 익명의 비판, 그것도 오독으로 인한 비판은 남겨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부하는 사람의 기본 덕목 운운하시는데, idea씨는 얼만큼이나 제 글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하셨는지요? 제가 글에서 얘기하려고 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않은 채 그저 피상적인 부분만 물고 늘어지는 비판까지 제가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나요?

idea씨의 답글을 지웠기 때문에 지금 원래 답글이 뭐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납니다만, 우선 뉴턴 경의 사례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셨던 것 같군요. 그 내부 구조를 모르더라도 충분히 과학은 의미가 있다는 말씀을 하셨죠? 그러면서 과학과 종교는 필연적으로 그 레벨에서부터 모순된다는 말씀을 하셨던 것 같군요. 기억에 의존해서 쓰는 것이라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게 오독인 이유는, 제 글의 2번 항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셨기 때문입니다. 과학과 종교가 모순일 수 있습니다. 아니, 현실적으로 모순이죠. 그런데 그러면 안 된다는 얘기를 제가 했나요? 저는 여러가지 '설명 방식'이 있다고 썼고, 그 중에서 하나를 택하면 나머지 하나를 버려야 한다고 한 적 없습니다. 저는 개신교의 세계관을 선택했고, 한편 과학의 세계관도 충분히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둘 다 근사(approximation)인걸요.

처음 idea씨의 답글도 세 줄인가밖에 안 되었는데 이렇게 긴 답글을 다니까 우습군요. 하지만 혹여 idea씨가 매우 깊은 생각에서 그런 짧은 답글을 다셨을지도 모르겠다는 데에 생각이 미쳐 조금 길게 써보았습니다. 아직도 제 생각이 이해되지 않으신다면, 혹은 제가 idea씨의 생각을 오해했다면 또 답글을 남겨주세요. 단 이번엔 idea씨의 생각이 잘 드러날 수 있게 충분히 긴 글을 써주셨으면 합니다. 너무 길다면 트랙백으로 주셔도 좋고요. 그럼.

idea씨 말고 혹시 이 답글을 보실지 모르는 다른 분들께: 전 idea씨처럼 제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않은 채 비판이랍시고 떠들어대는 사람들을 많이 겪어봤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무의미한 논쟁도 많이 벌여봤고요. 무척 피곤한 일입디다. 비유하자면 사이비 과학을 추종하는 사람과 과학도가 토론하는 격이랄까요. 똑같은 짓을 또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idea씨는 원래 익명으로 글을 남겼고, 저는 그저 어디서 인터넷 검색으로 한 번 들어왔다가 악플 남기고 가는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답글을 남겨두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저는, 저를 불쾌하게만 하는 답글을 삭제했습니다. 아마 비속어 답글, 스팸 답글을 제외하곤 답글을 지운 첫번째 사례가 아닐까 싶네요. 어쨌든 답글을 지운 건 사실이니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Commented by idea at 2009/11/09 10:31
일단 제 글이 무례했다면 죄송하다고 말씀드릴께요. 그런데 저는 로보스님을 기분나쁘게 하려고 글을 쓰지 않았고요, 지금 생각해봐도 제가 님의 글을 오독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일단 님은 분명 글에서 로보시님이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고 모두를 말하는 극단적 상대주의자는 아니라고 하셨어요. 즉 두 주장이 서로 모순된다면 둘 중 하나는 분명 진실이 아닐거란 말씀인 것이죠. 그런데도 과학과 종교가 말하는 두 가지 모순된 주장이 approximation일 뿐이기 때문에 종교와 과학 두 주장을 현재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려 했던 바는 그 두 근사(과학, 종교)가 근사일 뿐이더라도 서로 지금 현재 서로 모순된다면 앞으로도 영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

그래서 현재로 떨어진 뉴턴이 차의 내부구조를 모르더라도, 현재 그가 이해할 수 있는 자동차의 이동에관한 대한 관찰이 정확한 것이라면, 그가 먼 미래에 이해하게될 수 있는 내부구조와 정합성을 유지할것이라고 전에 글에서 밝혔었지요. 그런측면에서 과학이 계속 수정되고 발전할 것이므로 언젠간 이 모순을 극복해서 종교와 수렴하겠지란 생각은 무책임한 발상일 뿐이라고 말씀해드렸던 겁니다. 지금 현재 서로 말이 안된다면, 모순된다면, 그걸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던지, 아니면 둘 중 하나를 버려야죠. 뻔히 모순이 보이는데 둘 다 갖겠다는 것은 제게 둥근 사각형을 주장하는 것처럼 말이 안되어 보입니다.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11/09 15:37
idea님// 자세히 써주셨네요. 이 답글을 읽고 보니 아무래도 '받아들인다'의 의미를 저와 다르게 쓰시는 것 같군요.

우선 idea님의 입장을 제 나름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idea님은 한 주장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진리로 인정한다'와 같은 표현으로 보시는 것 같습니다. 즉, 과학과 종교 모두를 진리로 인정한다는 것은, 두 사상을 계속 발전시키다 보면 반드시 모순인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으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씀이시죠.

하지만 저는 '받아들인다'는 말을 '진리로 인정한다'는 뜻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굳이 규정하자면 제 입장은 도구주의에 가까운데요, 특정 이론 A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이론 A가 현재 이러이러한 현상에 대해 설명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현상을 처리하는 데에는 이론 A를 쓴다는 것이죠. 저는 이런 입장에서 과학과 개신교 신학을 '받아들입니다'. (그 외에도 제가 받아들이는 입장은 꽤 많이 있습니다. 실존주의 철학 같은 예를 들 수 있겠군요.)

반면, 세계관과 가치관을 이루는, 각 개인의 가장 기초적인 사상이 무언가 하나는 있겠지요. 제가 원글의 #3과 #4에서 설명하는 '선택'은 바로 이 사상을 선택한 과정을 의미합니다. 저는 개신교 신앙을 '선택'했습니다. (신학과 신앙을 일부러 구별해서 쓴 점에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따라서 저는 개신교 신앙이 '진리'라고 믿습니다. 또한 과학은 '진리'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제 원글이 난잡했기 때문에 오해를 드렸던 것 같군요. 전 "과학이 계속 수정되고 발전할 것이므로 언젠간 이 모순을 극복해서 종교와 수렴하겠지란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제가 가지고 있는 신앙은 어떤 일이 벌어져도 진리라고 믿으면서, 과학은 과학대로, 신학은 신학대로, 나름의 '도구'로 사용할 뿐입니다.

직전의 답글(2009/11/08 21:46)에서도 제가 잘못 쓴 부분이 있었네요.
> 저는 개신교의 세계관을 선택했고, 한편 과학의 세계관도 충분히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둘 다 근사(approximation)인걸요.
첫 문장은 개신교 신앙을 진리로 받아들이되 과학은 도구로 사용하기에 충분히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두번째 문장이 문제로군요. 두번째 문장의 '둘 다'는 사실 '신학'과 과학을 의미합니다. 어제 조금 격하게 글을 쓰다보니 스스로 헷갈린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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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뭔가 산뜻해요!
by yu_k at 11/30
versilov님// 후후 감사..
by 로보스 at 11/30
ㅋㅋ 현학쟁이
by versilov at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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