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1984년>, 문예출판사.

고전 중의 고전! 아 무식한 로보스는 이 유명한 소설을 이제서야 잡고 눈물을 흘리며 읽었다. 뭐 워낙에나 유명한 책이다보니 굳이 소개를 할 필요도 없겠다. '우울한 유토피아 소설'의 대표작 중 하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전체주의 사회의 무서움을 본다. 곳곳에 숨겨져있는 도청장치와 정부의 끄나풀들. 그 누구도 이겨낼 수 없는 잔인한 고문.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기억을 지배하여 사상을 조작하는" 데에서 더 섬뜩함을 느낀다. 얼마 전에 쓴 짧은글에서도 얘기하듯이, '기억'이라는 것은 손쉽게 변조될 수 있는 것이다. 소름 끼치는 것은, 바로 이 기억의 변조 작업을 '중앙'에서 의식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고 써놓고 보니, 어쩌면 우리 역시 그렇게 의식화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책 뒤에 붙어있는 서평에서 "일본의 역사 왜곡이 이러한 기억의 변조 작업이 아니겠는가"라는 요지의 글을 읽었는데, 역사가 '왜곡'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가 진리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플러스, TV와 신문으로 흘러나오는 정보가 진리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군사 정권 때처럼 모든 언론이 겉으로는 평온해보이지만 사실 통제되고 있는 것이라면?

음모론을 아무리 늘어놓아봤자 내가 사는 데에는 도움이 안 되니 여기까지만 하자. 하지만 이 문제는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가? 오웰은 '참'이 존재한다고 확실히 믿고 이런 소설을 썼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기억이 날조된 것이라면? 후우. 다시금 존재론의 문제로 회귀하누나. 이 반동 분자 같으니 -_-
by 로보스 | 2008/09/03 18:50 | |감상| | 트랙백 | 핑백(2)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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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世界はネオハピ! : 님 웨일즈.. at 2008/10/23 10:56

... , 김산은 '성공한 혁명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체 게바라나 마오 쩌둥은 혁명을 성공시킨 주역들이었고, 혁명이 성공한 이후에 그들의 일대기가 기록되었다. 이는 &lt;1984년&gt;에서와 같이 '조작' 내지는 '수정'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lt;체 게바라 평전&gt;을 감명깊게 읽은 1人으로서 아니리라 믿고 싶지만...) 반면 ... more

Commented by ⓧYH at 2008/09/03 19:54
호오... 로보스님께서 이런 명저를 이제서야 잡으셨군요. 소감이 점점 매트릭스로 빠져들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우울한 유토피아를 그린 소설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죠! '그 사회에 순교자가 없는 이유'를 보면 정말 소름 끼치지 않나요. (이거 읽고 동물농장 다시 읽으면... 제가 읽었던 책은 그 둘이 같이 들어있었는데 동물농장도 섬뜩하게 느껴집니다.)
Commented by 키오쿠 at 2008/09/03 20:44
1984는 정말로 후덜덜하지 말입니다... 동물농장도 그랬지만 조지 오웰 선생님은 인간의 추악한(본능적) 모습을 그리는데 일가견이 있으신듯. 읽어보셨을 것 같지만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도 좋습니다. 사실 저는 그쪽이 마음에 더 들었어요 ^^;
Commented by WizardKing at 2008/09/04 00:46
기억의 문제가 앎의 문제와 간접 경험의 문제로까지 연결되는군요.

@ㅁ@ 어쩌면 수많은 직원들이 우리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있는 공항도, 한국-일본이 육지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근무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ㅁ- 보여주면 안 될 게 있어서 비행기를 태운다든지... (...트루먼 쇼처럼) 경험 이전에 습득되는 지식의 양이 시대가 흐를수록 너무 많아져서.. -_-;; 맥루언의 말대로, 전세계는 우리가 책에서 봤던 것들이 정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존재하는지도 몰라요. ㅋㅋㅋ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8/09/04 08:53
YH 선배님// 제가 고등학교-대학교 초반에 책을 '전혀' 안 읽어서, 안 읽은 명저가 많습니다 (_ _);; 오웰의 상상력은 정말 섬뜩합니다!

키오쿠님// <멋진 신세계>도 안 봤... 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_ _);;

WizardKing님// 흐흐흐. 그러게요. 지금은 세상에 '확실한' 지식이 어디 있겠나- 싶은 마음입니다 ㅠ
Commented by 투즈 at 2008/09/12 18:53
어머 이제야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8/09/12 23:56
투즈// 흥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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