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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유키 누나와 msn에서 뻘소리 나누다가 삘 받아서 글 쓰기 -_-!! 예상 독자는 '일반화학 I, II'를 이수하여 LCAO-MO 개념을 익힌 독자입니다. 그 부분을 쓰려면 아예 글을 하나 새로 써야해서...;; */
지난번 HF 근사법에 대한 글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우리는 여러 개의 입자가 동시에 상호작용하는 모형에 대한 정확한 해를 구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여러가지 근사법을 도입하게 되는데요, 지난번에 소개한 HF 근사법이라든지 보른-오펜하이머 근사법의 경우에는 상당히 특이한 경우 -- 원자/분자에서만 성립 -- 에만 적용되는 근사법이고요, 좀 더 일반적인 녀석들로 변분법(variational method)과 섭동론(perturbation theory)이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변분법은 쵼내 중요하긴 하지만 일단 여기서는 잠시 접어 놓고 섭동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섭동이라는 녀석은 원래 고전역학의 단어인데 요걸 양자역학에서도 뽀려와서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자, 그럼 어떻게 쓰는 걸까요? 먼저 우리가 섭동론을 뭐에 쓴다고요? 네, 정확하게 풀 수 없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근사해서 풀기 위해서 쓴다고요. 그럼 어디서 출발하면 좋을까요? 네, '정확하게 풀 수 있는' 슈뢰딩거 방정식에서 출발하면 좋겠죠? 섭동론의 중요한 가정이 바로 이겁니다. "현재 계의 조건이 '정확하게 풀 수 있는' 계의 조건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따라서 일단 '정확하게 풀 수 있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 해를 구합니다. 그리고 그 해에다가 '약간 변해버린' 조건을 덧붙여서 약간의 계산을 합니다. 이렇게 얻어진 해는 그 전의 해에 비해 좀 더 정확하겠죠? 이 작업을 무한 -_- 번 반복하면 정확한 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한 번이나 두 번 계산하고 말죠. 이게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계산량이 무지막지하게 늘어나버리걸랑요 =ㅅ= (물리학과 양자역학 II를 들으면 계속해서 숙제 문제로 이딴 게 나옵니다 ^ㅡ^ Xiang...) 그리고 어차피 한두 번 계산한 결과가 참값이랑 크게 차이가 없어요. 그니까 그 정도만 계산해서 써먹는거죠. 자, 간략하게 양자역학의 섭동론을 설명드렸고요, 이번에는 요게 화학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살펴봅시다. 화학에서는 분자의 결합을 설명하기 위해 이미 우리가 HF 근사법 등을 통해 구한 원자의 오비탈을 그냥 '더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요, 이 방법을 LCAO 방법(원자 오비탈의 선형 조합; Linear Combination of Atomic Orbitals)이라고 합니다. (제일 위에서 밝혔듯, 저는 독자들이 이 LCAO 방법에 익숙하다고 가정하고 있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사실 이 방법 안에 섭동론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오오 섭동론 오오 LCAO 방법의 요체는 두 개의 원자 오비탈이 독립적으로 있다가 점점 가까이 오면서 '분자 오비탈'을 형성한다는 건데요, 이게 바로 섭동론의 원리 아니겠습니까? 두 원자 오비탈을 '정확하게 풀린' 해라고 본다면, 이 해를 가지고 '약간의 변화'를 줘서 분자 오비탈을 얻어낼 수 있겠죠. 재미있는 것은,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단순히 화학결합의 형성 원리를 설명하는 것 뿐 아니라 이미 형성되어 있는 화학결합이 다른 화학결합들과 상호작용하는 것까지 설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하이퍼컨주게이션(hyperconjugation) 현상입니다. 영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σ 결합에 있는 전자가 근처의 비어있는 p 오비탈이나 π 반결합 오비탈과 일으키는 에너지 안정화 상호작용"이라고 설명하고 있군요. 예를 들어 그림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는 여기. 그림을 클릭하면 커집니다.) ![]() 뭐 다들 금방 알아보시겠지만, 좌측 그림은 오비탈의 공간상 상호작용을 그려놓은 그림이고 우측은 에너지 도표죠. 대상 분자인 CH3CMe2+(tert-butyl cation)에서, 그림상 좌측의 탄소는 sp3 결합을, 우측의 탄소는 sp2 결합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측 탄소는 p 오비탈 하나가 남게 되고, 전자 수를 고려해볼 때 그 오비탈은 빈 오비탈이 되죠. 이 때 좌측 탄소의 sp3 오비탈과 H의 s 오비탈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σ 결합 하나가 이 빈 p 오비탈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주의하실 점은 공간적으로 두 오비탈이 '겹쳐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왼쪽 탄소에 σ 결합이 세 개 있지만 이런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뿐이죠. 그 녀석만이 p 오비탈과 '유의미하게' 겹쳐질 수 있으니까요. (뭔 소린지 모르시겠으면, 일반화학 책에서 O2 LCAO-MO 만들 때 px는 px끼리, py는 py끼리 결합시켰던 걸 생각해보세요. 왜 px와 py는 결합을 못 했나요?) 기하학적인 설명은 머리 아프니까 이 정도로 하고, 에너지 도표를 보죠. 아, 깔끔하지 않습니까? σ 결합과 p 오비탈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매우 쉽게 알아볼 수 있죠. 우리가 LCAO 배울 때 배웠던 것처럼 여기서도 에너지 준위가 위아래로 벌어지게 되고요, 전자가 두 개 밖에 없으니 아래쪽 준위에만 차겠죠? 결과적으로 Estab 만큼 안정화되는 결과를 낳겠네요. 여기서도 섭동론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σ 결합과 p 오비탈은 '이미 구한' 녀석들이죠. 이 녀석들이 상호작용하는 효과는 이 녀석들 자체에 비해서 크지 않으므로 이 녀석들로부터 '약간 변하는' 정도로만 고려해주면 됩니다. 결과적으로 에너지가 '약간 변하는' 걸 볼 수 있죠? 자 여기서 지난번에 쓴 "화학의 목표?" 마지막 부분에 잠깐 나오는 이야기를 이해해보도록 합시다. 일반적으로 CH3-CH3 형태의 분자는 두 가지 기하학적 형태(conformation)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하나는 가리움 형태, 또 하나는 엇갈림 형태라고 하는데, 아래 그림을 보면 두 개의 차이점을 확연히 알 수 있죠. (출처는 여기입니다.) ![]() 이 그림은 뉴먼 투영식(Newman projection)이라고 하는데요, CH3-CH3의 중심 C-C 축을 내 눈과 평행하게 놓고 앞에서 분자를 바라본 그림을 그려놓은 것입니다. 좌측은 엇갈림 형태, 우측은 가리움 형태입니다. 왜 이름이 이 모양인지 이제 아시겠죠? 일반적으로 엇갈림 형태가 가리움 형태보다 안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그 원인이 무엇이냐는 것이죠. 전통적인 대답은 양쪽에 붙어있는 수소 원자들의 오비탈이 서로 가까워지면 반발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파울리 겹침 효과(Pauli overlap effect)라고 하는데요, 파울리의 배타원리에 따르면 전자들은 서로 전하가 반대라서 밀어내기도 하지만 양자역학적으로도 서로 밀어내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이름이 붙었죠. 그런데 2001년 <네이처>에 깜짝 놀랄만한 기사가 실리는데요, 이 파울리 겹침 효과가 아니라 하이퍼컨주게이션 때문에 엇갈림 형태가 더 안정하다는 요지의 기사였습니다. (F. Weinhold, Nature 411, 539-541 (2001)[1]) 즉, 엇갈림 형태에서는 하이퍼컨주게이션을 이룰 수 있는 반면 가리움 형태에서는 '기하학적인 구조 상' 하이퍼컨주게이션을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엇갈림 형태가 에너지적으로 더 안정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후 하이퍼컨주게이션 파와 파울리 겹침 파가 대배틀을 벌였고, 결국 싸움은 "두 요소가 전부 작용한다"라는 결론의 논문이 <안게반테 케미>에 실리면서 종결됩니다. (Y. Mo et al., Angew. Chem. Int. Ed. 43, 1986-1990 (2004)[2]) 재밌지 않습니까 +ㅁ+ 유기화학의 이론들은 이런 식으로 오비탈을 가지고 장난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유기 이론을 잘하려면 오비탈을 잘 이해해야 한다는... 소리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이 다음 편 글에서 밝혀집니다 (_ _) 다음 편 글에서 뵙겠습니다 -_-)> @ 늘 그렇듯 다 읽으셨으면 용자. 틀린 부분 있으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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