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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 마이 캡틴!!> 감상문을 올렸더니 어느 여고생 하지만 책을 덮고 나니 뮤지컬을 보고 나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약간... 허무한 느낌이랄까? 누구나 알고 있는 문제점을 정확히 제기하고 있지만, 그리고 그래서 시원하지만, 그에 대한 답은 교묘하게 피해가는 느낌이다. /* 이하 스포일링을 방지하기 위해 흰 글씨로 처리합니다. 함께 논의하실 분들은 긁어주세요 ㅋㅋ */ 자녀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부모가 원하는 것과 자녀가 원하는 것이 다를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인가? 이 책에서는 '닐'의 이야기를 통해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아들이 의대에 가기 위해 다른 건 전부 포기하고 공부만 하길 원하는 아버지와, 하고 싶은 게 참 많은 꿈 많은 닐. 내 주위에도 종종 이런 가정환경에 놓인 친구들이 있었기에 이 이야기에 더 공감할 수 있었다. 자식을 전혀 믿지 못해 30분에 한 번씩 감시 전화를 하는 어머니도 보았고, 친구들과 못 놀게 하기 위해 항상 하교 시간에 맞춰 머나먼 강남에서부터 학교까지 차를 끌고 오는 어머니도 보았다. 그런 부모님을 가진 친구들이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이야기는 닐이 처음으로 아버지를 거역하고 연극 무대에 오를 때 절정에 달한다. 아버지는 관객석 뒤편에서 분노에 차서 그 연극을 관람한다. 그리고 갈등! 아버지가 연극을 보고 감동을 받아 닐에게 자유를 허락했다면, 더없이 진부한 이야기가 되었겠지만 내 마음은 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잔인했다. 아버지와 닐은 갈등을 일으키고, 마침내 닐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여기서 나는 저자에게 묻고 싶었다. 부모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자살 밖에 없는 것인가? '카르페 디엠' 후 자살하는 것이 올바른 길인가? 학교 다닐 때, 교회 중등부 교사로 일했던 적이 있다. 꿈 많은 중학생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많은 아이들이 부모와의 갈등을 이야기한다. 나는 음악하고 싶은데 부모님은 공부만 하라고 해요. 나는 이러이러한 계획이 있는데 부모님은 대학 들어가서 생각하래요. 무슨 말을 해줘야 좋을지 몰랐다. 타블로 이야기를 들려주며 "일단 부모님 뜻에 순종했다가 나중에 하고 싶은 걸 하렴."이라고 말하는 것이 내 최선이었다. 그런 나였기에, 이 책에서 '부모와의 갈등'이라는 주제를 꺼냈을 때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뭐야. 자살하라고? 덧붙여 낙스의 연애사도 그리 고깝게 보이지는 않는다. 아무런 문제 없는 커플 사이에 끼어들어 커플을 깨버리고 -- 심지어 성추행까지 했는데! -- 여자를 차지하는 연애가 '카르페 디엠'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카르페 디엠'이 책임감 없는 방종 속에 이루어지는 것인가? 이 책을 읽은 학생들이, 자신의 '오늘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된다면 도덕과 윤리에 대한 규준도 거부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될까 걱정된다. 내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건가? 이 책의 '이 책을 읽기 전에'에는 이런 말이 있다. (전략) 그렇다고 비극적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중략) 작가는 웰튼의 변화가 계속 된다는 [sic] 것을 암시한다. (중략) 작가는 웰튼의 변화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은연 중에 말하고 있다. (후략; 8쪽)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왠지 역자들이 억지로 희망적인 말을 만들어낸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설사 저 말이 맞다해도, 과연 저 교훈이 우리의 현실에 적용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엄청난 입시지옥에서 시달리는 내 나라 후배들, 그들에게 이 책은 어떠한 희망을 줄 수 있는가? 이 책은 부모들에게는 자녀 교육에 대한 올바른 지침서가 되고, 교사들에게는 진정 참된 가르침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아울러 왜, 무엇 때문에 공부하는지도 모른 채, 가정과 사회가 내리 누르는 숨 막히는 경쟁 속에서 헤매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삶의 확실한 나침반이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9쪽)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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