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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동영상의 탄생> 아닙니다 -_-; YH 선배님 블로그에서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지른 책. 6월 인도 출장 때 들고가서 심심할 때마다 짬짬이 읽었다. YH 선배님 독후감에도 있듯이, 대빵 두꺼운 캐압박책... orz 지금 읽은지 좀 되어서 가물가물한데 =_=; 기본적으로 머리속에 남아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보자면, 이 책은 '아동'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뭥미? 그럼 그 전에는 '아동'이라는 개념이 없었단 얘기?" 여기서 말하는 '아동'은 영아와 성인 사이에 위치한 '유아-소아-청소년'을 얘기한다. 루이 14세 때만 해도 영아와 성인의 구분 밖에 없었고, 이 때 영아는 '귀여워하기'의 대상, 즉 애완동물과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고 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예로 왕세자의 이야기가 있는데, n세까지는 까불거리면서 다녀도 어른들이 허허거렸지만 (n+1)세가 되는 순간 어른에게 적용하는 기준과 동일한,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었다고 한다. (성적性的인 예가 가장 극적이었다. 영아기에는 뭔 소리, 뭔 짓을 해도 다 귀엽게 봐주다가 어른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갑자기 극도로 엄격해지더라.) 아동들의 놀이에 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사실 요즘 우리가 아동들의 놀이로 알고 있는 것들은 대개 평민들이 즐기던 놀이고, 역사를 소급해나가면 이들은 처음 귀족들의 놀이로 출발했다. 즉, 귀족 어른들의 놀이가 평민 어른들의 놀이가 되었고, 이것이 다시 아동들의 놀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늘 그렇듯이 ㅋㅋ) 피테르 브뢰겔이라는 화가가 그린 <어린이들의 놀이>라는 그림이 있는데, 여기 보면 16세기 아동들이 어떤 놀이를 하고 놀았는지 아주 잘 알 수 있다. 난 빈에 가서 이 그림을 직접 +_+ 봤는데 우측 하단에서 말뚝박기 하는 애들을 발견하고 진짜 깜놀했던 기억이 난다. 말뚝박기가 우리 민족 고유의 놀이가 아니었어... 이렇게 '아동기'의 형성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이전에는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이 1부고, 2부에서는 학교 이야기, 3부에서는 가족 이야기를 한다. 사실 분리되어 있다고 보기는 조금 힘들다. '아동은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다'라는 개념이 생긴 것이 종교 학교에서부터라고 하니까. 그래서 이 책의 거의 반에 달하는 분량을 할애하여 2부에서 근대적 학교 개념이 형성된 과정을 추적해나간다. 역시 정확한 스토리는 기억나지 않으므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스토리만 꺼내보자면, '학년' 개념이 생긴 것은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고, 그것도 나이와 대응시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최근이라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학년 대신 학급이라는 단어로 번역을 해두었던데 학년이라는 단어가 더 우리 교육 시스템과 맞는 것 같다.) 즉, 초기에는 다양한 수준의 애들을 다 한 교실에 몰아넣고 동일한 교재로 가르쳤다면, 점차 수준별 교육을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학년의 개념이 등장했고, 여기서 조숙함과 만숙함에 대한 사회적 거부가 확산되면서 나이와 학년의 대응이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사실 난 학교의 초기 역사에 대해서 과학사 시간에 살짝 배웠기 때문에 그것이 근대적 학교에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보는 작업이 무척 즐거웠다. 그리고 그 역사의 흔적들이 현대의 학교들에도 남아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구체적으로 대보라면 쵸큼 곤란하고;;; 그냥 현재 유럽 학교들의 학교 시스템 속에 중세-근대 학교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계속 현대 프랑스 학교들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아내서 보여주거든. 뭐 학교에서 사용하는 무슨 불어 단어의 어원이 중세 무슨무슨 단어에 있다든가. 아, '가정교사'라는 개념도 재미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정교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과외 교사와는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근대까지 '가정교사'의 역할은 사실 그 과외 교사와 거의 흡사했다. 그냥 학교 공부를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예습시켜주는 역할이다. 물론 수능대비는 안 했던 것 같지만 ^^; 흥미로운 것은 당시에는 이 가정교사가 심지어 학교에까지 따라가고 함께 수업을 듣기도 했다는 것이다! 아 불휘기픈 사교육의 역사 ㅋㅋ 요것도 위의 이야기랑 이어서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나이 구분이 크게 의미없었던 시절이니까 한 학급에서 학생과 가정교사가 같이 수업을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다. 그냥 어린 아이와 만학도 정도로 보일테니까. 아 글이 너무 길어진다 -ㅅ-; 이런 두꺼운 책은 사실 각 장(章)별로 쪼개서 독후감을 써도 될 법 싶은데 그걸 다 하나의 글에 우겨넣으려니까 힘드네. 3부에서는 그리 감동받은 이야기가 없으니 대충 이쯤에서 정리하자.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중요한 점은 우리가 '과거의 것'으로 치부하는 것들의 역사가 사실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가 전통적 학교상으로 가지고 있는(해리포터를 보라!) '엄격한 교칙의 기숙학교'는 사실 18세기나 되어서야 등장했고, 그 전에는 애들이 너무 개판이어서 문제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학생이라는 단어가 깡패라는 단어의 동의어 수준으로 쓰였다네 -_-;; 사실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들보다는 이런 일반적인 교훈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는데, 다행히 이 책에서는 이런 일반적 교훈들을 여럿 얻어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 책을 추천하겠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추천하겠다. YH 선배님은 좀 의아해하셨지만 ^^ 나는 이 책이 권장도서 리스트에 올라가있는 것이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읽다보면 얻는 게 많으니까. :) 물론 -- YH 선배님도 말씀하셨듯이 -- 책이 쵸큼 어렵고 두꺼워서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많이 힘들 책이다 ㅎㅎ;;; 나 역시 시간을 좀 갖고 읽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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