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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소양 주기철 목사. 그의 호인 소양(穌羊)은 예수(耶穌)의 양(羊)이라는 뜻이다. 일제 시대 신사에 참배하라는 일본의 요구에 끝내 굴하지 않고 옥중에서 서거한 분으로, 한국 개신교인이라면 한 번 쯤 그 이름을 들어봤을 법 하다. 나 역시 어릴 적부터 주기철 목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신사참배라는 유혹을 물리치고 '승리한' 순교자로 알아왔다. 이 책을 통해 그런 주 목사님의 일생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주 목사님이 어릴 적부터 투철한 신앙인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부친의 개종으로 개신교에 입문하기는 했지만 확실한 신앙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한 번은 술을 먹고 강단에 서서 설교하신 적도 있다고 한다. (술을 먹었다는 사실이 뭐 그리 대수냐 할 지 모르겠지만, 당시 교회법은 지금보다 훨씬 엄격해서 술/담배를 엄금하고 있었고 심지어 이런 것을 이유로 교회에서 쫓아낼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뭐 그리 훌륭한 신앙인은 아니었던 셈이다) 그런 주 목사님이 김익두 목사님의 집회에 참석해서 감화를 받고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후 평양신학교에서 신학을 하고 마침내 평양 산정현교회에서 순교의 피를 흘리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 목사님의 일생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좋았지만 한편으로 20세기 초반 개신교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마침 <무례한 자들의 크리스마스>를 읽은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두 책의 이야기를 비교해볼 수 있었다. 과연 20세기 초반 개신교는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던 것 같다. 교회법을 엄격하게 준수하게 하고, 성도들 하나하나의 삶에 많이 간섭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많은 개신교인들이 개신교가 계속 똑같은 모습이었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실상 개신교의 본질은 같을지 몰라도 모습은 계속 변했던 것 같다. 한국교회사도 공부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한 가지 알아낸 사실. 주기철 목사님은 총회의 신사참배 결의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1939년 목사직을 파면당했다. 일제가 물러가고 신앙의 자유가 있는 시대가 왔건만, 주 목사님의 복권 문제는 계속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었다. 주 목사님을 복권시키는 것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 생각했는지 한국 교회는 계속 침묵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주 목사님의 복권은 21세기에 들어서서야 이루어졌다. 2006년 봄 대한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에서 주 목사 면직 결의를 취소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참회한 것이다. 순교자 주 목사님의 복권이 불과 2년 전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다. 한국 교회에게 중요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은 대목이었다. 이 책은 전기(傳記)다. 게다가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각색이 별로 없고,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보다는 담담한 사실 전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상세한 각주를 달아 최대한 각 사실의 출처를 밝히고 있고 사료가 부족한 부분에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이런 면에서 한 권의 역사서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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