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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의 양대 거장 중 하나인 노엄 촘스키(Noam Chomsky). 흔히 '역대 지식인 중 인용횟수가 높은 Top 10 중 유일하게 아직 살아있는 사람'(참조링크)으로 일컬어진다. 위대한 언어학자이면서 정치비평에도 큰 업적을 남겨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아무래도 이 님 쫌 짱인듯 ㅠㅠ) 이번에 읽은 <촘스키>는 바로 이 촘스키의 언어학에 대한 개론서이다. 사실 이 책은 내가 언어학개론 수업을 청강하고 있을 때(2005년 봄) 나의 은사님이신 시정곤 교수님께서 나에게 추천해주신 책이다. 그 때는 나름 언어학에 버닝하던 시기-_-라, 교수님을 자주 찾아뵙고 이것저것 귀찮게 여쭤보곤 했다. 그 중 한 질문이 "소쉬르 언어학은 <일반 언어학 강의>로 보면 될 것 같은데, 촘스키 언어학은 뭐로 공부하면 좋을까요?"였고, 그 때 교수님이 답해주신 책이 바로 이 라이언스의 <촘스키>였다. 그리고 추천 받은지 3년 만에, 드디어 이 책을 손에 잡았다! 책에 대한 소감을 한 마디로 말하라면 역시나 "우왕ㅋ굳ㅋ"이다. :) 촘스키의 인생이나 정치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고, 오로지 언어학 이야기만 가득하다. 이것저것 다루다가 난잡해지는 책을 많이 봤기에, 이렇게 촘스키 언어학에 집중해서 설명해주니 매우 좋았다. 난이도는 살짝 어려운 수준? 언어학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좀 필요하고, 심리학과 논리학 쪽 지식이 있으면 이해하기가 좀 더 쉬울 것 같다. 촘스키의 언어학 혁명은 그의 '생성주의 언어학'으로 대변되는데, 저자는 생성문법 그 자체보다 그의 언어학관이 미친 영향을 더 크게 보고 있다. 촘스키는 단순히 기술적인 언어학(descriptive linguistics)이 아니라 심리학과 철학까지 다 아우르는 커다란 언어학을 만들고자 했고, 이러한 촘스키의 이상은 이후 언어학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례를 들자면, 촘스키는 미국 행동주의 심리학의 '학습' 개념만 갖고는 언어 습득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동물들은 아무리 '학습'을 시켜도 인간 수준의 언어를 구사할 수 없으니까. 대신 촘스키는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언어 장치'가 있다고 설명한다. (엄밀히 말해서 촘스키가 이런 단어를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대충 비슷한 의미로 받아들이자 -_-;) 이 장치는 어떤 육체적 기관이라기보다는 정신적인 존재인데, 이런 말 때문에 촘스키가 (데카르트와 동일한 이원론을 주장한다는) 큰 오해를 샀다고 한다. 촘스키는 '콕 집어서 말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저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고, 현대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뇌 내의 특정 회로'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여하튼 이런 식의 발상은 매우 충격적인 것이었고, 많은 논란 끝에 지금은 언어학계에서 대부분 수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데, 촘스키는 진짜 다양한 분야를 널리 알고 있더라. 언어학에 통달한 건 물론이요, 심리학에 대해서도 방법론과 현재 조류를 꿰고 있고, 철학에 대해서도 해박했으며, 심지어 수학과 논리학에도 밝아서 생성문법을 형식화(formalization)하는데 그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게다가 촘스키는 매우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나이를 많이 먹어서까지 언어학 연구를 그만두지 않았고(even now!),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계속 수정해나갔다. 완고해지기 쉬운 '절대자의 자리'에서 이 얼마나 대단한 모습인가. 게다가 그 나이를 먹고도 제국주의에 대해 열심히 투쟁하고 있으니, 절로 존경심이 흘러나온다.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촘스키의 또다른 면모는, 진리가 존재한다고 믿는 '절대주의자'라는 것이었다. 나는 촘스키가 평소에 하는 발언 등을 보면서 '지식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건 더욱 분명해졌다. 촘스키는 인간 언어들을 전부 설명할 수 있는 문법 체계를 우리가 '알아낼' 수 있다고 믿고, 그걸 향해 끊임없이 정진한다. 아마 이러한 태도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미국 정치인들을 향한 분노로도 표출되는 것일테지. 직역 위주의 번역이라 번역이 살짝 어렵기는 하지만, 저자 자신도 뛰어난 언어학자이기 때문에 촘스키 언어학을 크게 바라볼 수 있는 훌륭한 관점을 얻을 수 있다. 촘스키 언어학이 궁금하다면 한 번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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