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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다 읽었다. 이 책을 읽은 기간은 2007년 7월 12일-12월 2일. 이 책은 읽기 시작한 날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데, 이는 그 날이 4주훈련 시작하는 날이었기 때문 ㅋㅋㅋ 훈련소 들어가는 버스에서 이 책을 처음 펼치던 기억이 난다. 여하튼 그 이후 5개월 동안 이 책과 함께 하면서 현대 철학에 대해 호감이 생기게 되었고, 특히 비트겐슈타인에 대해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이 나에게 미친 영향은 이 책과 관련해 블로그에 올린 글들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 퍼스 프레게의 언어철학. - 프레게 비트겐슈타인 철학에 관한 잡문. - 비트겐슈타인 천재를 만나다. - 비트겐슈타인 철학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 비트겐슈타인 상식의 붕괴와 '세계그림'. - 비트겐슈타인 호메로스의 신들과 과학. - 콰인 (와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글이 반을 넘는군. 어지간히 감동받은 모양이다 ㅋㅋㅋ) 이 짤막한 서평에 이 방대한 책을 다 담기는 불가능하니, 그저 내가 느낀 점들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기술하련다. 이 책은 퍼스의 프래그머티즘에서부터 프레게, 러셀, 비트겐슈타인을 거쳐 콰인, 크립키의 존재론까지 현대 분석철학의 특정 사조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서문에서 저자가 이미 이야기하듯, 분석철학 전체를 한 권의 책에 요약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따라서 저자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상들을 뽑아 정리한 것이다. 나에게는 다행히도, 저자의 취향이 나와 비슷한 모양이다. 사실 책이 많이 어렵다. 특히 나처럼 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양화사' 같은 단어만 나와도 '양화사? 양... 量化... quantifier?'의 과정을 거쳐야 해서 읽는 속도가 더욱 더딜 수 밖에 없었다. '언명'이니 '선험적(a priori)'이니 하는 단어들도 마찬가지. 이런 어휘의 문제도 있는데다가, 번역도 과히 쉽지 않게 되어있다. 물론 원문을 최대한 존중해서 번역하신 노력이 곳곳에 보인다. 하지만 원문을 거의 직역에 가깝게 번역을 해두셨기에 나처럼 국어와 철학 양쪽에 다 약한 사람에게는 쥐약 T_T 이런 상황에, 가끔 나오는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들 -- 예컨대 존재론이라든지 -- 은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다. 인식론은 그래도 과학철학 공부하면서 약간씩 맛을 봐서 그나마 나았는데, 존재론은 뭐야 이거 몰라 무서워... 이건 다 내가 부족한 탓이고, 책 자체는 상당히 훌륭하다. 원전을 풍부하게 인용해 철학자들 스스로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 해두었고, 그러면서도 친절한 설명이 딸려있어서 나 같은 사람도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게 해주었다. 알라딘 서평에 보니 "강독"과 비슷한 느낌이라는 평이 있었는데, 나도 특히 책 후반부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개략적인 철학을 설명해주고 원전을 쭉 인용한 뒤 그것에 대한 설명을 다시 상세하게 제시한다. 뮤니츠의 시각에 갇히는 단점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 같은 초심자에게는 매우 잘 맞는 방식이었다. 박우석 선생님이 이 책을 분석철학 교재로 삼은 이유를 약간이나마 알 것 같다. 분석철학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쯤 마음잡고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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