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비트겐 본좌님 쵝오임.

하나의 철학적인 문제에 대해서 상식적인 해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철학자들의 공격에 직면해서는 이들의 수수께끼를 해소해야만 상식이 옹호될 수 있다. 즉 철학자들에 대해 상식을 공격하려는 유혹을 치료해 줌으로써이지, 상식적인 견해들을 재서술해서는 치료될 수 없다. 철학자는 자기 감각을 잃은 사람이 아니며, 모든 사람들이 보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또 한편으로 철학자가 상식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과학자가 평범한 사람들의 엉성한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즉 철학자의 불일치는 보다 불가사이[sic]한 사실적 지식에 근거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철학자의 수수께끼의 근원을 살펴보아야만 한다. (뮤니츠 씀, 박영태 옮김, <현대 분석 철학>, pp. 572-573에서 재인용; Wittgenstein, The Blue Book, pp. 58-59.)

일전에 내 블로그에 상대론에 관한 글을 올렸을 때, 어느 분께서 과학을 안 믿는다면 1만 미터 상공에서 뛰어내릴 수 있겠냐- 는 내용의 '상식적' 덧글을 다신 적이 있다. 그 때 긁적 굇수님이 덧글"반실재론자들은 바보가 아닙니다."라고 하셨는데, 알고보니 비트겐 형님이 이미 80년 전에 하신 말씀 -_-)b 그래. "철학자는 자기 감각을 잃은 사람이 아니며, 모든 사람들이 보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좀 다른 관점에서 생각을 해보고 싶어할 뿐.

@ 그러고보니 이 책에는 '소박한 실재론'이라는 말 대신 '상식적 실재론'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이 좀 더 마음에 드는걸? :)
by 로보스 | 2007/11/10 15:37 | |잡념| | 트랙백 | 핑백(2)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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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世界はネオハピ! : M. K... at 2007/12/03 09:39

... 책과 관련해 블로그에 올린 글들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프레게의 언어철학. 비트겐슈타인 철학에 관한 잡문. 천재를 만나다. 철학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상식의 붕괴와 '세계그림'. 호메로스의 신들과 과학. (와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글이 반을 넘는군. 어지간히 감동받은 모양이 ... more

Linked at 世界はネオハピ! : 아나키스트.. at 2009/10/15 14:54

... 철학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lt;방법에의 도전&gt;에는 또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글이 실려있다. 부론 4다. 라카토스는, 어떤 단계에서는 인식론적 아나키즘을 논증에 의해 격파 ... more

Commented by 긁적 at 2007/11/10 19:16
아씨. 왜 비트겐형님은 꼭 내가 생각해낸 말을 먼저 해버리신거지.
(벌써 몇번째야!!!!!!)
횽님 납하요!!!!!! 흐그윽 흐그윽 흐그윽.

음. 상식적 실재론. 저도 이게 더 마음에 드는군요 :)
앞으로는 이걸로 바꿔야지 >.</
Commented by 지젝 at 2007/11/10 22:29
반항아들이 그래서 철학을 잘하죠. 저는 배고픈 소크라테스와 비교하여 배부른 돼지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즉,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채로 단지 환경에 의해 조종당하길 원하는 가축, 노예 상황에도 만족하겠다는 것으로 봅니다.

물론 둘다 비참하게 혹은 끝까지 행복하게 살아갈지도 모르나 저는 제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모든 학문이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인간이 자신의 길을 개척하리라는 믿음으로 (사실은 모든게 헛일일지도 모르지요.) 어떤 지식을 낳은 것이겠지요.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7/11/11 00:18
긁적님// 그러니 본좌님이지요 ㅋㅋ 상식적 실재론, 좋죠? :$
지젝님// 그렇지요. 전 뭐 남들이야 배부른 돼지로 살든말든 거기 만족한다면야 별로 불만 없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학문을 할 수 있는 건 아닐테니까요 :) 다만 저 역시 지젝님처럼 제가 살아가는데 학문이 필요하다고 느낄 뿐이죠.
Commented by 지젝 at 2007/11/11 17:37
그들을 배부른 돼지로까지 폄하하는 이유는 제가 학문을 하니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논리보다는 그들조차도 자신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꺼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즉 학문을 하고 싶고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음에도) 입으로는 '난 돼지로 만족해.' 같은 소리를 한다는 겁니다. 현실에 순응한다나 뭐라나.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7/11/11 21:33
지젝님// 음... 그런가요. 그런거라면 확실히 폄하를 좀 받아도 할 말이 없겠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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