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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비판이 난무하고 기독교인이라면 우선 색안경부터 쓰고 보는 이 때에, 기독교 서적에 대한 평을 올리기가 조심스럽다. 누군가 나를 찾아 들어왔다가도 '아 이놈 골수 개독교 아냐?' 하고 반발하는 건 아닐지... 그러나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사이에도 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나로서는, 이렇게 올리는 글 하나하나를 통해서 기독교인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 책은 지난번에 감상문을 썼던 <겸손>과 더불어 교회 성경공부 반에서 나누어준 '참고도서 리스트'에 들어있던 책이다. <겸손>은 얇아서 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던 반면, 4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그리 쉽게 시작할 수 없었다. 다른 재미있는 책들도 많은데 꼭 이 두꺼운 '신앙서적'을 읽어야 하는가- 하는 마음에, 그리고 내 신앙은 내가 알아서 하는데 또 이래라 저래라 하는 책인가- 싶은 생각에 기껏 사놓고도 책꽂이 구석에 쳐박아두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며칠 전 밀려오는 압박감(나는 책을 산 순서대로 읽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리는 성격이다. 이 책은 산 지 꽤 오래됐으니 볼 때마다 부담이 생겼지...)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이 책을 손에 잡았다.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이 책은 '전도'에 관한 책이다. 자, '전도'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서울역이나 명동에서 "예수천당 불신지옥" 피켓 들고 외치는 분들? 지하철에서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는 말을 중얼중얼 읊조리면서 지나가는 분들? 혹은, "예수 믿고 천국 가세요 ^^" 미소 띤 얼굴로 전도지를 나눠주는 사람들? 그래 뭐 이게 일반적인 인식이지. 근데 이분들의 이 '가상한' 노력들이 과연 얼마나 성과를 거둘까? 나도 예전에 대전서 다니던 교회 청년부에서 '노방전도'를 하러 가자고 그래서 -_- 목사님 테이프랑 전도지를 뚤레뚤레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은 적 있는데, 글쎄... 다들 '귀찮다'는 얼굴이었고 갈 길을 방해한 나에게 되려 기분 나쁜 표정이었다. :( 과연 전도는 이런 모습이어야만 하는가? 이 책에서 글쓴이는 자신이 겪은 일화를 하나 이야기해준다. 글쓴이는 차를 타고 가는 길이었다. 교차로에서 딱 섰다가 출발하려는데, 옆 차에서 갑자기 웬 종이뭉치가 휙 날아왔다. 글쓴이는 엄청 놀라 순간 브레이크를 콱 밟았고, 옆차는 유유히 갈 길을 갔다. 정신을 수습한 글쓴이가 종이쪼가리를 펴보자,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가까운 교회로 나가세요♡"라는 내용의 전도지였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이 일화를 소개하면서, 복음이 아무리 좋고 훌륭한 것인들 이런 방법으로 해서 누가 교회에 나갈 마음을 먹겠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이런 '수류탄 전도법'은 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라는 센스있는 멘트를 하나 남긴다. 그렇다면 전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기쁜 소식을 남들에게 소개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라, 가장 기쁜 소식? 과연 나는 복음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가장 기쁜 소식'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나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어떻게 남들에게 그걸 소개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전도에 앞서 나 자신의 '거듭남'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거듭나지 않았는데 남들을 전도한다는 것은, 마치 "이 제품 좋다고들 하는데, 나는 별로 그렇게 안 느끼지만, 관심 있으면 한 번 사봐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 누가 복음에 귀 기울이겠는가? 내가 볼 때 '전도'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내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대상을 소개하는 것, 나 혼자 갖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남들에게 나눠주는 것, 이게 바로 전도다. 길거리에서 소리치든, 지하철에서 떠들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설득하든, 나 자신이 변화되지 않았다면 무력한 전도에 그칠 뿐이다. 차라리 그것은 소음 공해요, 사생활 침해가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책의 첫 페이지를 한숨과 함께 시작했다면, 마지막 페이지는 경탄과 함께 맺은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전도'에 관한 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이 책에는 내가 언급한 사항 외에도 다양한 전도 방법과 전도의 원리, 신학적 배경 등 전도에 도움되는 지식이 가득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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