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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추천받은 책. 우리 학교에서도 꽤 많은 애들이 이 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더라. (과기역 독서과제여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_-) 역자는 이덕환 교수님 +_+!! 이덕환 교수님은 <엔트로피>에 관한 통렬한 서평으로 알게 된 분인데, 이 서평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알지도 못하는 교수님을 좋아하게 됐다 -_-;; 이런 분이 번역했으니 잘 하셨겠지- 게다가 승산에서 나왔는데. 이 책은 19세기말 물리학계의 모습을 '볼츠만'이라는 한 사람을 중심으로 흥미롭게 기술하고 있다. 뭐 물리학이나 화학, 혹은 그 근처를 다녀봤던 사람이라면 볼츠만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으리라 생각한다. 심지어 고등학교 지구과학 교과서에도 '슈테판-볼츠만의 법칙'이 나오고, 곳곳에 '볼츠만 상수'가 등장하니 설령 그 사람이 누군지는 몰라도 이름쯤은 한번씩 접해보지 않았을까. 볼츠만 뿐 아니라 무지 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이리저리 배운 물리학자들이 떼-_-로 나와서 자기들끼리 아웅다웅하며 지내는 장면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감돈다. 등장한 사람 중에 기억나는 사람만, 볼츠만, 맥스웰, 플랑크, 아인슈타인, 마흐, 깁스, 아레니우스(아놔 아레니우스와 볼츠만이 친한 사이였다니), 에렌페스트 등- 슈뢰딩거도 잠깐 나오고. 아아, 물리학자는 아니지만 비트겐슈타인도 나오네 그러고보니. 고전물리/현대물리의 유명한 아저씨들은 총집결한 느낌? ㅎㅎㅎ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크게 두 부분이다. 첫번째는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이전에 이미 볼츠만은 생명체가 '음의 엔트로피'를 먹고 사는 존재임을 인식했다는 부분으로, 읽으면서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랐다. 나는 그 개념을 슈뢰딩거가 개발해서 개짱이 된 줄 알았거든. 원래 다들 알고 있었던 건가... orz 어쨌든 reference도 친절하게 달려있었으니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원문을 대조해가면서 확인해봤으면 좋겠다. 두번째는 볼츠만의 H-정리(H-theorem)에 이미 양자화(quantization) 개념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부분이다. 이 H-정리라는 녀석은 통계역학적으로 열역학 제 2법칙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정리인데, 나는 물리화학 I에서 이걸 처음 배우고 너무 큰 감명을 받았다. (근데 집에 가서 뒤져보니 웬만한 열/통계물리 책에는 나오지도 않고 -_- 맥쿼리 통계역학 책에 한 번 나오네.) 물리화학 시간에는 그냥 양자 준위(quantum state) 개념을 도입해서 설명을 했기에, 이게 원래 볼츠만이 주장한 거랑은 많이 다르겠지- 라는 생각을 하긴 했더랬다. 책에서는 볼츠만이 '공간의 양자화'를 생각했다는 식으로 설명했고, 이게 이후 플랑크의 양자 가설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얘기한다. 문득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일반화학 강의할 때 요걸 써먹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옥스토비 5판(6판에서는 순서가 뒤바뀌었지만)을 보면 열역학을 먼저 다루고 이후에 양자화학을 다루는데, 열역학 하는 부분에서 그 유명한 S = k ln Ω가 등장한다. (사실 옥스토비가 좀 미쳤다 -_-;;) 기왕 나왔으니 요걸 좀 자세하게 설명해준 다음에, 양자화학 도입부에서 흑체복사 전에 H-정리를 설명해주는 거지 +_+ 그러면서 이걸로 양자역학의 inspiration이 되었다- 이러면 캬 >_< ...이러면서 나 혼자 좋아하고 있었다. 어쨌든 꽤나 재미있는 책이다. <부분과 전체>, <스트레인지 뷰티> 등을 읽을 때도 느꼈지만, 과학도에게 과학자들 전기만큼 재미있는 책도 흔치 않은 것 같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인물들이 실제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알 수 있으니까. 이 책은 특히 과학이 막 혁명을 거치려는 시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다. 군데군데 오역이 있는 게 좀 마음에 걸리지만- 그 정도는 옥의 티로 봐줄까? (솔직히 말하면, 왠지 모르게 읽으면서 좀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근데 그 원인을 정확히 모르겠어. 원래 문장이 어려운 걸까, 아님 번역이 좀 어렵게 된 걸까? 혹은 내 국어 실력에 문제가 있는 걸까? - 이런 이유들 때문에 '승산'에 대한 왕창 높은 기대치에 못 미쳐서 좀 실망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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