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Relativism?
@ 진짜 길어요. 읽으려면 마음 잡고 읽으시길 -_-;;

사전에 따르면 상대주의(relativism)란 "절대적으로 올바른 진리란 있을 수 없고 올바른 것은 그것을 정하는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듯이, 상대주의 역시 상당히 넓은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나는 스스로를 상대주의자라 생각하지만 그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 많은 오해를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이 글을 통해 내가 믿고 있는 상대주의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한다.

과학은 진리입니까
현 시대에 최고로 성공한 학문은 뭘까? 대부분의 사람이 그 학문의 결론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고, 그 학문의 권위자에 대해서는 존경을 표하는 그런 학문. 뭘까? 물어보나마나, 과학이 정답일 것이다. 오죽하면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말이 나올까. 그 누구도 "침대는 신학입니다" "침대는 사회학입니다" 하지는 않잖아?

뉴턴 이후, 과학 지식은 갈수록 정확해지고 갈수록 정밀해지고 있다. 양자전기역학(QED)에서 이론적으로 유도되는 미세구조상수 α는 실험값과 고작 10-15 이내의 차이 밖에 안 보인다고 한다[주]. 이를 가리켜 많은 과학자들은(예를 들어 와인버그나 도킨스) 과학이 '진리'에 점진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의 과학이 '진리의 근사값'으로 충분한 역할을 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주: TN THEME 항목]. 하지만 과연 그럴까?

어떤 대상이 있고, 그 대상을 100% 설명해낼 수 있는 이론이 있다고 하자. (사실 나는 과학이 자연을 100% 설명해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대해서조차 회의적이다. 하지만 백만번 양보해 100% 설명했다치자.) 그러면 그 이론은 그 대상의 '진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설(Searle)이 제공한 '중국어 방 논제[주]'를 도입해 우리의 문제를 풀어보자. (설은 강인공지능(strong AI)론자들을 반박하기 위해 이 모델을 만들었지만, 나는 이게 우리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에 가있는 로보스가 실수로 후진타오 싸대기를 날리는 바람에 감방에 가게 되었다. 이 감방은 창문도 문도 하나 없고 오로지 컴퓨터 한 대만 외로이 있는 한심한 감방이다. 컴퓨터는 밖에 있는 컴퓨터와 연결되어 있고, 인터넷이나 그 외의 어떠한 네트워크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 간수 하나가 로보스를 불쌍히 여겨 열라 두꺼운 책 한 권을 던져줬는데, 그 책에는 이러이러한 중국어 질문이 들어올 때 이러이러한 중국어를 쓰면 된다는 내용이 모든 케이스에 대해 다 적혀있었다.

자, 로보스는 중국어를 한 마디도 모른다(고 하자). 하지만 외부에 있는 누군가가 로보스에게 컴퓨터를 통해 질문을 던질 때, 로보스는 그 책에 적힌대로 대답을 할 수 있다. 아마 밖에 있는 사람은 로보스가 중국어를 아주 능숙하게 구사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서 질문. 그럼 로보스는 중국어를 할 줄 아는 건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록 로보스가 중국어를 주절거리고 있더라도, 그 의미를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중국어를 '할 줄 아는 게 아니다'. 자기가 원하는대로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럼 이제 이 문제를 과학의 경우에 적용시켜보자. 우리는 자연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럴싸한 이론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론의 경우, 자연에게 주는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아니, 여기서도 백만번 양보해 '질문'에 따른 '대답'을 100% 예측할 수 있다 치자. 그렇다해서 우리가 자연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아직 우리는 양자역학의 본질조차 이해하지 못하면서[주] 양자역학을 써먹고 있는데!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광화문에 매달려 있는 뉴턴이 아무리 '네거리에서 자동차들이 움직이는 현상'에 대한 멋진 역학 모델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리고 그 모델을 가지고 자동차의 움직임들이 전부 설명된다 해도, 내부의 운전자가 고려되지 않는 한 '진리'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은 과연 '진리'를 알 수 있는가? "없다." 이것이 내 결론이다. 과학 이론들은 전부 '그럴싸한' 모델들일 뿐이다. 그것이 자연 그 자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일례를 들어, 과학사를 돌이켜보면 수많은 원자 모델들이 떴다 사라져갔다. 톰슨의 건포도 푸딩 모형을 보자. '전자' 밖에 몰랐던, 혹은 '전자' 밖에 존재하지 않았던(김춘수의 '꽃'을 떠올리삼!) 19세기 말에는 그 모형이 '진실'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하지만 원자핵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푸딩 모형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가 '사실'로 배우고 있는 현 과학 이론들도 마찬가지다. 중력의 역제곱 법칙? 어쩌면 가까운 시일 내에 그저 '그럴싸한 이론'이었던 걸로 판명날지 모른다[주]. (생물학의 중심 교조 central dogma만 해도 깨진지가 언젠데. :P)

정확성과 정밀성의 상징인 과학조차 '진리'라고 말할 수 없을진대, 다른 모든 학문이야 말해 무엇하리요. 모든 이론은 하나의 설명 모델에 불과한 것이다.

계몽주의를 경계한다
자, 그럼 현실적인 문제로 돌아와보자. 과학이야 저 높은 천성에서 자연과 함께 놀고 있으니 이번에는 우리와 같이 뒹구는 학문을 살펴보도록 하자. 대표적으로 하나를 찍어보면, 그래, 경제학을 한 번 살펴볼까. 사실 경제학은 과학만큼 정확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이론들이 공존할 수 있다. 즉, '비슷한 수준의 설명을 하는' 모델들이 여럿 경쟁하는 상태인 것이다. 자, 그럼 이 중에서 우리가 택해야 하는 최선의 선택은 뭘까? 어떤 이론이 가장 좋은 이론일까?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선택은 그냥 "다양한 이론을 용인한다."이다. 왜? 다양한 이론이 서로 경쟁하면 결국에는 그 중에 가장 효과적인 이론이 선택될테니까. 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가장 효과적인 이론을 선택한 국가가 결국은 승자가 될 것이다. 이게 바로 현대 생물학 최고의 가설, '진화론'의 메카니즘 아닌가. 진화론에 따르면, '진화'란 항상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환경이 달라지면 당연히 자연 선택되는 종도 달라지게 된다. 경제학 이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 어떤 이론도 만능 맥가이버칼은 될 수 없다. 다만 특정 상황에 성공적인 이론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어느 이론이 성공적일지는 이론들이 경쟁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알 수 없다. 결국 '진화'의 결과를 봐야 아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다른 이론들을 용인하지 않는 독단적 태도를 경계한다.

이런 독단적 태도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계몽주의'이다. 계몽주의에도 물론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겠지만, 나는 특히 한 가지 이론만을 신봉하며 그것을 온누리에 널리 전하고자 하는 계몽주의자들을 주적으로 삼겠다. 이들은 최선의 선택 메카니즘을 방해하는 최고의 악당들이다. 이들이 바라는대로 모든 사람이 다 '계몽'되는 순간, 학문의 발전은 쫑난다고 생각한다.

일례를 들어서 설명해보겠다.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에 나오는 내용으로 기억하는데, "어째서 유럽 문명이 중국 문명을 이길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생각해보자. 그 책에서 제시한 답은, 유럽에서는 모든 나라들이 고만고만하게 싸우고 있었기 때문에 '강한 놈이 살아남는' 시스템이 되었던 반면 중국에서는 강력한 중앙 집권 시스템이 구축되어 '한 사람이 결정한대로 움직이는' 시스템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한 사람이 결정한대로 움직이는' 시스템은 설령 그 사람이 일관된 자세로 통치에 임할지라도 다양한 환경 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없다. 이것이 19세기 이후 유럽과 중국의 역사를 결정지은 주 요소인 것이다.

혹시 이건 '학문'이 아니라 '정치'의 문제 같나? 그럼 학문 문제로 돌아가서 다른 예를 들어보지. 어째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이론이 2000년 동안 서양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을까? 간단하다. 고대 그리스에서 철학자들이 개떼같이 양성됐기 때문이다. 이 철학자들은 각자 자신의 생각을 떠들어대기에 바빴고, 그 중 가장 '설득력이 큰' 이론이 사람들에 의해 수용된다. 설득력이 크다는 말은 곧 다양한 환경에서 전부 적용가능하다는 말이고, 이 검증 과정이 까다로운 그리스 철학자들에 의해 몇백년 지속된 끝에 결국 아리스토텔레스가 선택된 것이다. 이런 녀석이니 2000년 버티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 만약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보다 더 강력한 이론이 있었다면, 그 아이가 2000년, 혹은 더 길게 서양 사회를 지배했을지도 모르지.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 '과학'이 그 레벨이다. 아마 이 놈은 16세기에 탄생한 이후로 2000년 넘게 인류를 지배하지 않을까 싶다.)

이와 같이, 다양한 이론이 경쟁하는 가운데서 선택된 이론은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혹은, 포퍼 식으로 말하자면, 쉽게 '반증되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이렇게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섣불리 '계몽'하려드는 것은 되려 악영향만 끼칠 뿐이다.

계몽과 설득의 차이
계몽주의는 거부하면서 동시에 설득을 통한 경쟁이 필요하다고? 도대체 계몽과 설득의 차이가 뭐길래? 간단하다. 대등한 의견 교환 이상의 무언가가 개입되면 그건 계몽이다. 예를 들어 권력을 개입시킨다거나, 패서 의견을 바꾸게 한다거나, 혹은 강압적인 방법으로 주입식 교육을 시킨다거나. (자, 여기서 이 정의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의 계몽도 많겠지만 앞서 말했듯 나는 계몽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하고자 한다. '계몽'이라는 신성불가침한 단어를 여기에 쓰는 게 불쾌하면 '강제주입'이라는 단어로 대체해서 읽으시길. 한 가지 밝혀두고 싶은 것은 내가 '계몽'이라는 단어 자체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계몽(啓蒙)이란, 말 그대로 '어리석음을 깨우친다'는 말이다. 누가 진리를 알길래, 무엇이 어리석고 무엇이 똑똑한건지 판단한단 말인가?)

계몽에 다른 요소가 개입되는 이유는, 계몽하는 사람들이 그 주장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가 중세 유럽의 마녀사냥과 공산 중국의 문화대혁명[주] 아니겠는가. 자신의 주장이 '옳기' 때문에 '옳지 못한' 개념을 가진 반동들은 전부 '개조' 내지는 '멸종'시켜야 한다는. 물론 현대 사회에서 이런 극단적인 예가 발생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계몽주의가 지배 이데올로기가 되어버리면 그것이 극단적인 절대주의/우월주의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합리성보다는 '권위'에 의존하는 "예술 비평"에 대해 비판적이다. (물론 합리적인 예술 비평도 많이 있다. 나는 그렇지 않은 놈들에 대해서만 비판을 할 뿐이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나라의 시 교육인데, 나는 얼마 전 어느 재수생으로부터 이와 관련된 수능 언어 영역 문학 파트에 대한 불만을 들은 바 있다. 하나의 시에 대한 해석이 이게 옳다 저게 옳다, 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문학은 하나의 예술일진대, 각자 자기가 느끼는 바가 바로 그 시의 해석이 되면 되는 거 아닌가. 이는 그저 몇몇 시 비평가들의 '권위' 때문에 그들의 해석이 '정답'이 된 것일 뿐이다. 교육의 형태를 빙자한 일방적인 폭력이 아닐 수 없다.

대중은 우매하다?
많은 이들이 '대중은 우매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그들을 깨우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혹은 대화를 포기하고 나 혼자 고고히 살다 가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정말로 대중이 우매할까. 나는 대중이 '우매'해진 것이, 그들이 계몽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너무도 잘 계몽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계몽이 너무나도 성공적이어서, 90% 이상의 대중이 다 같은 생각을 하게 된 거다.

역사적으로 볼 때 대중이 가장 우매했던 시기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교육에 힘쓴 시기였다. 마오쩌둥은 대약진운동[주] 기간에 많은 농민들을 교육시켰고,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마오어록(毛語綠)을 편찬해 홍위병들에게 공부하게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광기와 혼란 뿐이었다. 히틀러의 제 3제국도 철저한 교육을 단행했다. 2006년 북한 어린이들의 소학교 입학률은 99%를 가뿐히 넘는다[주]. 이걸 보고 많은 자들은 이 정권들이 폭압적인 정권이기 때문에 '강제 교육'을 시켰을거라 생각하지만, 그게 지금의 '의무 교육'과 다른 게 뭔가? 그들이 가르친 '과목'과 우리의 '과목'이 다르다는 거?

사실 대한민국 대중의 우매함도 '훌륭한 계몽 교육' 덕분이다. 우리는 어릴적부터, 도덕책에서 우리민족은 단일민족이요 북한은 민족의 통일을 방해하는 나쁜 세력으로 배웠고, 국어책에서 한글은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라고 배웠고, 국사책에서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고 외국을 한번도 침범하지 않은 민족이라고 배웠다. 애국심이라는 멋진 이름으로 포장된 국수주의와 선민사상이 우리나라 대중들을 '계몽'한 것이다. (물론 국수주의와 선민사상이 자유경쟁 속에서도 '설득력 있는' 사상으로 뽑힐 수 있다. 근데 일단 자유경쟁부터 시켜달라고.)

왜 이 나라 대중이 황우석을 보고 그렇게 갈채를 보냈는가? 환자와 그 가족들은 그렇다쳐도, 아무런 상관도 없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까지 박수를 치며 피디수첩을 비난했다. 그 근원이 무엇인가? 왜 이 나라 대중이 고작 영화 하나 비판했을 뿐인 진중권 교수에게 있는대로 욕을 퍼부었는가? 왜 이 나라 대중이 "김구는 테러리스트다" 한 마디에 벌떼 같이 들고 일어나 지랄을 해댔는가? 왜 이 나라 대중이 뭐만 나오면 다 한국이 한 거고 한국인이 한 거라고 자랑질을 해대야 하는가? 이 우매함의 원천이 바로 그 잘난 '의무 교육' 아닐까?

2006년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취학률은 96.5%, 중학교 취학률은 97.5%에 달한다. 하지만 초중등학교 과정에서 '과목의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는다. (제2외국어 정도가 예외일까) 자그마치 600만명의 학생들이 동일한 교육과정으로 배우고 있는 것이다[주]. 이런 상황에서 생각의 다양성, 사상의 풍요로움을 기대하는 건 애당초 무리가 아닐까. 나는 교육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교육을 하려면 천편일률적인 '강압적 교육' 대신 다양한 선택권을 제시하는 풍요로운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거다. 7차 교육 과정은 선택권을 중시한다고 떠들어댄다. 하지만 정작 일선 학교에서는 애들 보고 과목선택지 나눠준 후 한 과목만 찍으라고 윽박지르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지혜로운 대중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헛된 기대인 것이다.

내가 꿈꾸는 유토피아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의견과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어 다양한 사상들이 꽃을 피우고, 그 속에서 훌륭한 사상들이 살아남아 후세에까지 전해지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이라면 우매한 개인은 있을지 몰라도 우매한 대중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상대주의적 태도를 견지하고, 이 상대주의를 전파하기 원하는 이유이다.

@ Inspired by bluebrown, 다양성을 옹호한다.
by 로보스 | 2007/09/03 09:23 | |잡념| | 트랙백(3) | 핑백(3)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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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Imagine No H.. at 2007/09/16 09:05

제목 : 과학도 종교와 같은 믿음? - 과학에 대해 일반인들..
시간이 좀 지났지만 어쩌다 제 손을 잠시 거쳐간 영상이 정말 예상치도 못하게 얼마전 이오공감에 잠깐 소개가 된 덕분에, 제 블로그에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시고, 또 많은 (댓)글들을 남겨주셨는데요, 먼저, 조금(?) 늦었지만 좋은 말씀들을 많이 남겨주셔서 저로서는 그 분들께 정말 고마울 따름입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남겨주신 (댓)글들에 하나하나 인사를 드리거나, 답글을 남겨야, 예의일 것이고, 또 그래야 서로 조금......more

Tracked from 그러니까 머리가 아프지. at 2007/09/19 23:25

제목 : 실재론과 실재론적 태도 - 로보스씨와 J0hnLen..
시작하기 전에 : 로보쓰띠 미안해요. ;ㅁ;... 지원사격이라고 말해놨는데 지원사격이 아닌거 같음 -_-; 좀 더 자세히 읽어보고 신중하게 이야기했어야 했는데 크게 실수했음.; 이 글은 로보스씨의 블로그에서 일어난 논쟁에 대한 간략한 글이다. 로보스씨가 상대주의에 관한 글을 올렸고, J0hnLennon이라는 분이 트랙백을 걸어놓은 곳에서 논쟁이 시작한다. 로보스씨의 ......more

Tracked from bluebrown at 2007/11/13 18:50

제목 : 다시 한 번 상대주의를 옹호한다.
명박이가 성매매 관련 발언을 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성매매 발언 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집단에서는 그런 말 해도 아무런 문제 없는 거 아니냐. 성매매에 대한 사람들의 기준은 상대적인 것 아니냐. 아하, 거기까지는 맞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발언이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지 않는 집단'에 까지 들리도록 말 한 것이다. 바로 거기서 그의 무능함이 드러나는 것이고, 바로 거기서 그는 그 소리를 하지 말았어......more

Linked at 世界はネオハピ! : 철학자는 .. at 2007/11/10 15:37

... , 박영태 옮김, &lt;현대 분석 철학&gt;, pp. 572-573에서 재인용.) 일전에 내 블로그에 상대론에 관한 글을 올렸을 때, 어느 분께서 덧글을 달아 상식적인 질문을 던지셨다. 과학이 하나의 설명 방법에 불과하다는 내 주장에 대해, 과학을 안 믿는다면 1만 미터 상공에서 뛰어내릴 수 있겠냐- 는 ... more

Linked at 世界はネオハピ! : 나는 왜 .. at 2008/09/16 19:42

... 려서 1000만년 동안 살 수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자동차 내부 구조를 알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즉 과학이 언젠가는 '실재'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는 분들에게 [1]의 첫번째 글꼭지를 소개해 드린다. 여기서는 약간 다른 접근 방법으로, 설령 과학이 100% 자연을 기술한다해도 과학이 '실재'라고 확신할 수 없음을 논증하고 있다 ... more

Linked at 世界はネオハピ! : 아나키스트.. at 2009/10/15 14:54

... 낌이 싫어서 그냥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래도 나는 아나키스트일 수 있다. 왜? 나는 특정 설명 방식을 갖다붙이지 않았으니까. 생각해보면 나도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1]이 있는데, 그 때 나의 답은 "현실과 설명 방식(=과학)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설명 방식을 부정하는 것이 곧 현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거였다. ... more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7/09/03 09:30
그런 의미에서, 도킨스가 종교로 아동들을 세뇌시키는 걸 아동학대로 본다면 난 과학으로 아동들을 세뇌시키는 것도 아동학대라고 생각한다. :P
Commented by fantics at 2007/09/03 11:33
과학의 경우든, 무슨 경우든, 이것은 옳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아니면 어떤 (시간적, 공간적으로 국한된) 차원에서만 현상을 근접하게 설명할 수 있는 임시적 모델이라는 것을 미리 아이들에게 알려주던지. 음... 너무 복잡해지는 건가.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7/09/03 11:46
그냥 변증법적인 논리로 '정'을 가르쳐준 후 약간 나이를 먹은 후에 '반'도 있음을 알려주기만 해도 되지 않을까. :) '생각하는 힘'이 그 어린 나이에 있기는 힘들테니까.
Commented by 긁적 at 2007/09/03 13:07
자신의 생각을 신봉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이 진리라고 합니다. '진리'라는 단어에는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지요.

교육은.... 주입식으로 교육하면 뭘 하건 거기서 거기입니다. '시험에 안나와염!' 한마디에 모든 무림 고수들이 GG를 쳐야 되는데 뭘 어쩌란 말입니까. -_-; '정'과 '반'을 가르쳐주는것도 좋겠지만... 아마 어릴때는 스스로의 힘으로 의심하는 법을 알려주는게 제일 좋을거 같아요.

다만 이러한 상대주의의 주장들을 논리명제로 환원했을때는 난감해집니다.; 그래서 실제적으로는 상대주의가 킹왕짱. 쵝오지만. 이론적으로는 조낸 골때려요. 그래서 통칭 '굇수'로 불리는 모씨는 실재론자이며, 저와 수개월간 맞짱을 뜨고 대면해서 3-4시간을 토론했지만 결론이 안 났습니다. (......)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7/09/03 15:01
긁적님// ㅎㅎㅎ 하긴 그렇네요. '굇수'님이 혹시 제가 아는 사람인가요? -_-;;
Commented by 긁적 at 2007/09/03 22:56
아쉽게도 모르시는 분입니다.; 그분은 블로깅 안하세요 ;ㅁ;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7/09/04 09:03
군에서 만나신 분인가 보군요 +_+
Commented by Reibark at 2007/09/04 12:34
비행기를 타고 1만미터 상공에서 올라간 상태에서 과학을 부정하고 과감하게 뛰어내를 수 있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요?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7/09/04 12:47
Reibark님, 반갑습니다. :)

해주신 말씀은, 아마 제 기억으로는 와인버그가 '반실재론자'들을 향해서 내뱉은 말인데요, "과학이 곧 현실이다"라는 명제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과학과 현실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과학이 현실을 기막히게 잘 설명하고 있지만, 그리고 그래서 이렇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과학이 항상 100% 맞는다는 보장은 없지요. 제 생각에 과학은 '매우 정교한 모델'일 뿐입니다. 과학을 부정한다고 해서 꼭 현실을 부정하는 건 아니라는 걸 거듭 말씀드립니다.

저도 질문을 하나 던져보겠습니다.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보장된 핵폐기물 더미에 과감하게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Commented by 긁적 at 2007/09/04 23:21
로보스 // 넵. 군에서 만난 분입니다.
(자꾸 답글을 다니 뭔가 집착하는 듯한 기분. -_-a)

Reibark // 반실재론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사람의 질문입니다.
반실재론자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Commented by Gandalf3 at 2007/09/05 16:38
설 교수님의 중국어방 논증을 이렇게도 사용할 수 있군요! 이번 해에 UCI 학부 철학회에서 설 교수님을 초빙하기로 했는데, 오찬에서 이 논증을 이렇게 사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하고 화젯거리로 삼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진리truth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좁게는 과학에서, 넓게는 인식론 전반에서, 엄밀히 말하면 진리truth만 따로 떼어서 생각하기란 넌센스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진리의 근사값"이란 재미있는 표현입니다만, 이 표현은 넓게는 인간의 지식knowledge이, 좁게는 과학의 이론이 현실과의 관계에서 점점 그 묘사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뜻하는데, 이런 주장을 무슨 근거로 펼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인간의 오감 부터가 생겨 먹은 것이 주먹구구로, 단지 그렇게 생겨먹은 편이 어쩌다 보니 생존에 유리하게 되어서,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는 것 뿐 아닙니까? 고전적인 인식론에서는 "지식knowledge" 과 "믿음belief" 을 구분하여, 후자가 전자의 반열에 오르려면 그 믿음이 '사실true' 이어야 하고 '합리성justified"이 있어야 한다고 말 하지만, 실상은 발 맞추어 행동을 했을때 바라는 바를 이루어주는 믿음이 지식이고, 사실이니 합리성이니 하는 것은, 쭉 두고 보니까 그런 종류의 '먹히는' belief 에는 감초처럼 따라 오는 것들이더라... 정도겠지요.

임상 과학도, 껍질을 벗겨 보면 실상은 별로 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 과학 이론이 전 이론보다 진리에 더 근접한다..는 말은, 사실 이 이론이 전 이론보다 난제 해명에 더 약발이 좋거나, 다른 이론들과 상성이 더 좋거나, 앞으로 일을 더 많이 할 싹수가 보이거나...한마디로 이론의 사용자의 행동과 관련하여 그 실용성pragmaticity이 우수하다는 말 외에 더 무엇을 의미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결국 '진리' 란 하나의 비유로서, 르네상스 시대의 고색창연한 전설-과학이란 자연이라는 정물을 과학자라는 화가가 실물에 가깝게 빚어 내는 작업이라는 전설-의 유물로 보는 것이 알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로보스님의 '모델' 론도 아직 그 문학적 비유를 완전히 벗어 나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형이상학의 실 한오라기도 남기지 않고 과학의 이론 그 자체를 인간이 할수 있는 한도에서 정의한다면, 그것은 행동의 메뉴얼..쯤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7/09/05 16:51
간달프님// 오 이 누추한 곳에 방문해주시니 감사 (_ _);;

사실 이 글이 "과학은 진리니라"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과학도/과학자 커뮤니티에 쓴 글인지라, 그 정도 양보는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이 글만 해도 반발이 장난 아니었는걸요.

제 솔직한 생각은 도리어 간달프님 말씀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결국 '합리성'이라는 것도 '인과성'의 확장인 거고, '인과성'이라는 건 진화 과정에서 자연스레 획득된 '연합령'의 일종인 게지요. 파블로프의 개가 종소리에 반응하듯 인간도 '이성'을 통해 자극에 반응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간달프님이 내리신 결론에도 100% 찬성합니다. 과학은 행동의 매뉴얼, 즉 '살아남을' 확률이 높은 행동의 매뉴얼이라 생각할 수 있죠. 혹은 도킨스의 밈(meme) 개념을 빌리자면 합리성지상주의 환경 속에서 '잘나가는' 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러한 이유로 과학이나 종교나 사상이나 다 같은 뿌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이걸 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네요. 혹시 시간 나시면 '과학의 신념과 종교의 신앙'에 대해 간달프님의 고견을 좀 들려주셨으면 좋겠네요 :)
Commented by croydon at 2007/09/19 01:51
앞쪽에 예로 드신 이야기는 Chinese Room Argument로 알려진 유명한 논쟁입니다.(님도 어디서 보고 쓰신거겠지만요) 저걸 놓고 중국어를 아는거다, 모르는거다, 각각 주장은 있지만.. 어느쪽이든 간에 "로보스+단어카드+방 시스템" 이 중국어를 하느냐 아니냐가 논점이지(알게뭐냐 중국어를 하는거 맞잖아 라는 주장이 좀더 우세합니다), "로보스"가 중국어를 하느냐 아니냐는 논쟁의 대상도 아니예요.(당연히 아니다이죠..)
Commented by croydon at 2007/09/19 01:54
알게뭐냐 중국어를 하는게 맞지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이유는, "아니다"라고 주장한다면 똑같은 논리를 뇌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어 한마디도 못하는 뉴런과 신경과 성대가 모여서 중국어를 하는걸 보고, 뉴런을 중국어를 못하니까 뉴런+신경계+성대 시스템도 중국어를 못하는거다 라고 말하면 우습게 되거든요.
Commented by Gandalf3 at 2007/09/19 03:37
croydon/

"중국어를 하느냐, 안하느냐가 논점의 전부다.." 는 적어도 중국어 방 논증에서는 논점이 아닌 것 같군요. 어떤 어떤 인풋을 주었을때 이런 이런 아웃풋이 적절하게 튀어나오는 것을 두고 "중국어를 하는 것" 이라고 정의하려면 별 논란은 없겠지요.

그런데 그 중국어를 "하는" agent가 뿜어내는 아웃풋이 단순히 기호의 조합인지, 아니면 의미화semantics를 거친것인지, 그것이 썰 교수의 논점 아닙니까? 뉴런은 중국어를 못하니까 뉴런+신경계+성대 시스템도 못한다..가 어떻게 중국어 방 논증에 대한 반박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군요. 썰교수도 모든게 궁극적으로는 뇌에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biological realism이잖습니까? 교수는 단지 자아라는 것이 뇌라는 하드웨어에 깔아 놓은 프로그램은 아니라는 사실을 주장하고 싶은 것입니다. "로보스+단어카드+방 시스템" 이 어떻게 중국어를 "알수" 있는지 설 교수도 그 점이 궁금할 겁니다. 우리가 영어를 듣고 중국어로 해석할때 자각하는 internal meaning이 어떤 식으로 biological component에 기반하는지 아직 인지과학이 알아 내지 못한 모양이니까요.
Commented by Gandalf3 at 2007/09/19 04:24
로보스/

이곳이 누추하면 두달째 업뎃이 없는 제 블로그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과학과 종교에 대해서는 제 이해가 너무 얉아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공부하고 있는 시험을 넘긴 다음 생각해 보겠습니다. 고견까지는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_=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7/09/19 08:54
croydon님//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논리의 비약이 있었군요.

간달프님//
오랜만에 뵙는군요 ^^; 요새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간달프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기본적으로 이 논쟁은 syntax-semantics 논쟁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어떻습니까? semantics가 syntax의 일종인지 아니면 독립된 존재인지- 결국 중국어 방 논쟁은 'sematics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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