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 씨의 추천으로 구입한 책.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이라지?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양철북>을 어릴 때 읽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었는지...) 지은이인 마르케스는 남미 문학의 대표 작가라고 하니, 대표 작가의 대표 작품을 읽는 셈인가. 작가 소개를 보니 '천성적인 이야기꾼'이라고 되어있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그렇다는 느낌을 받았다. 막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즉석에서 그럴싸하게 지어내는 집시를 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뭐 책 표지에는 '환상 문학'이라고 써있는데, 그게 무슨 의민지는 잘 모르겠고 다만 책 내용에 비현실적 내용이 많이 가미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양탄자가 하늘을 난다든지, 우유를 끓이던 주전자에서 우유가 몽땅 구더기로 변한다든지... 그러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같이 끌고나가서, 마치 <고래>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은 한 가족의 성립부터 멸망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된다. 이 가족은 '마콘도'라는 이상향에 찾아와 정착을 했고, 이곳에서 지지고 볶고 많은 일을 겪은 후에 근친상간으로 인해 멸망하게 된다. 뒤에 있는 해설을 보니 이 가족은 '끝없는 회귀'를 겪고 있다고 하는데, 확실히 설득력이 있다. 일단 가족들의 이름이 계속 반복된다는 거, 그리고 첫 이야기와 마지막 이야기가 맞물린다는 거. 어쩌면 이 소설은 스즈미야 하루히 5권에 나오는 이야기 '엔드리스 레인'처럼 끝없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해설에서 지적한 것은 포스트모더니즘 역사관이었는데, 즉 '역사는 승자의 것'이라는 개념. 소설 중간중간에 배어나오는 제국주의의 침략과 그들에 의한 역사 날조는, 확실히 제국주의에 의해 많은 피해를 입은 남미의 소설답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뭐, 맨날 딱딱한 책만 읽어서 지루했는데 이런 '이야기'를 만나게 되니 즐거웠다. 책이 너무 두껍다는 점과 주인공들의 이름이 다 똑같아서 구분하기 힘들었다는 점이 좀 단점이었달까. 출퇴근 길에 조금씩 읽다보니 계속 주인공들을 헷갈리게 된다. 장편소설은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기가 너무 힘들단 말이지. 저한테 소설 추천해주실 때는 짧은 걸로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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