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황기욱 선배님께서 추천해주신 책. 제목만 보고 약간 쫄았는데, 사실 그리 무거운 책은 아니다. 가볍게 쓴 역사 에세이 정도? '테이레시아스'는 남성과 여성을 둘 다 경험해본 신화적 인물이다. 제우스와 헤라가 남자와 여자 중 어느 쪽이 더 행복한지에 대해 다투고 있을 때, 그 판결을 내려준 사람이기도 하다. 그의 결론은 여자가 더 행복하다는 것이었고, 분노한 헤라는 그를 장님으로 만들어버린다. 제우스는 그를 불쌍히 여겨 예언의 능력을 주고, 그는 유명한 예언가가 되어 생을 마쳤다- 는 그런 이야기. 진실을 아는 사람은 눈이 멀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일까. 필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펼친다. 사학과 교수니까, 아무래도 모든 이야기가 역사로 흐를 수 밖에 없겠지. 특히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이 나라 국민들의 역사관을 결정짓는 데 큰 역할을 한 두 권의 책, 이원복 교수의 <먼 나라 이웃나라>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대한 비판이었다. 나 역시 이 책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기에 쉽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이었다. 자세한 비판은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필자의 비판을 읽고 문득 떠오른 것이 이원복 교수나 시오노 나나미 씨나 다 사학 전공이 아니었다는 점. 아마추어의 역사는 일견 재미있어 보이지만, 종종 그릇된 역사 인식 틀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욱 선배님의 추천이 그리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도 종종 심심하면 꺼내봐야지.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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