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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겸 방명록입니다. '대문'이라고나 할까요.
이전에는 공지사항과 방명록을 따로 가져갔는데, 어차피 공지사항을 방명록 용도로 사용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굳이 나눌 필요가 없을 것 같더군요 :) 이전 공지사항, 방명록은 내려놓고 요 녀석으로 통합합니다. 저에게 할 말이 있으시면 이 글에 답으로 달아주세요. 이하는 짤막한 공지사항입니다. 1. 무례한 덧글은 예고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2. 허락 없이 글을 복사해가는 것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글을 퍼가실 때는 어디로 퍼가시는지 한 줄이라도 허락을 구하고 가져가시길. 사적으로 연락하길 원하시면 제 메일 lovos 골뱅이 네이버로 연락주세요. 3. 스팸 트랙백이 자주 달리는 글에는 트랙백을 막아둡니다. 혹시 트랙백을 하고 싶은데 막혀 있다면 답글을 달아주세요. 이 글은 항상 제일 꼭대기에 위치합니다. 최신글은 이 다음 글부터입니다. * 최종 수정: 2009. 6. 9.
지난번에 열역학 제2법칙에 관한 영 별로인 글을 과학밸리에까지 보내버려서 반성하고 있던 차에, 이번 글에서는 그나마 좀 덜 별로인 내용을 써볼까 한다. 이번 방학 때 통계역학과 열역학 제2법칙을 개념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고민했던 내용이다.
학부나 대학원 통계역학에서 보통 엔트로피를 정의하고 열역학 제3법칙과 연결을 시킨다. 계의 바닥상태는 보통 매우 작은 축퇴도(degeneracy), 혹은 미시상태(microstates)의 수를 갖기 때문에, 엔트로피의 정의식 S = k ln Ω에 따르면 T = 0일 때, 즉 계가 바닥상태에 있을 때 엔트로피가 0으로 수렴한다는 것을 쉽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역학 제2법칙은 수업 중에 잘 다루어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열역학 제2법칙은 "시간"에 관한 법칙이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고립계의 엔트로피는 증가하거나 불변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에 따라 무엇이 변한다면, 그 계는 더이상 평형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평형 통계역학만으로는 열역학 제2법칙을 다룰 수 없는데, 학부/대학원 통계역학에서는 주로 평형 통계역학만을 가르친다. 결국 보통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만으로는 열역학 제2법칙을 증명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한 가지 예외가 "가역과정"에 대한 열역학 제2법칙이다. 사실 가역과정이라 함은 미시적으로 보면 평형상태의 연속으로 볼 수 있기에, 이는 평형 통계역학으로 다룰 수 있는 경우가 된다. 평형 통계역학에 따르면, 계가 평형상태에 도달하였다면 미시상태의 수 Ω는 변하지 않고, 따라서 엔트로피 S = k ln Ω 역시 변하지 않는다. 이로부터 가역과정에 대해 엔트로피는 항상 일정하다는 것을 끌어낼 수 있다. -- 하지만 정말 평형상태를 무한히 연결해서 서로 다른 두 상태를 잇는다는 게 "물리적으로" 말이 되는 걸까?) 여기까지 생각하고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는 것인가...' 하고 있던 찰나, 문득 떠오른 그 분의 얼굴! 나에게 물리화학 I을 가르쳐 주셨던 L 모 교수님이셨다. 그 교수님은 학부 2학년 꼬꼬마 아이들에게 통계열역학을 가르치시며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볼츠만의 H 정리(H-theorem)"라는 녀석을 가르쳐주셨다. 그리고 돌이켜보니, 이 정리가 바로 비평형 통계역학을 이용해 열역학 제2법칙을 증명하는 정리였던 것이다. 그래서 H 정리라는 것이 무엇인고? [1]을 참고하라. 대충 "Quantum mechanical H-theorem" 항목의 내용이 내가 L 교수님께 배웠던 내용이다. 대학원생이 된 지금 와서 다시 그 내용을 읽어보니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찾을 수 있었기에 메모해둔다. 이 H 정리는 페르미의 황금법칙(Fermi's Golden Rule; FGR)에 그 기반을 두고 있는 으뜸 방정식(master equation)을 이용한다. 이 방정식의 정류상태 해(steady-state solution)를 구해보면 모든 상태 i에 대해 pi가 동일한 값인 해가 나온다. 이는 미소정준 모듬(microcanonical ensemble)의 평형상태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로부터 FGR이 성립하는 양자역학적 고립계는 (당연하게도) 미소정준 모듬으로 기술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정류상태 해가 정준 모듬(canonical ensemble), 대정준 모듬(grand canonical ensemble)에 해당하는 으뜸 방정식을 잡아 비슷한 방식으로 H 정리를 증명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이 문단을 쓰면서 통계역학 용어들을 우리말로 바꿔 써보니 무척 어색하다. 과연 용어를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은 방향일까?) 비평형 통계역학에 대해 흥미가 동한 나는, 도서관에 가 비평형 통계역학에 관한 책들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그 중 Radu Bălescu가 쓴 통계역학 책이 있었는데, 서문에서 지금까지 나온 교과서들은 대개 평형 통계역학만을 다뤘다며 자신이 새로 교과서를 집필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고 있었다. 그는 평형 통계역학과 비평형 통계역학이 비슷한 분량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믿었고, 그래서 그런 식의 관점을 가진 교과서를 썼다고 한다. 실제로 그 두꺼운 교과서는 대략 반 정도의 분량을 비평형 통계역학에 할애하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열역학 제2법칙을 다루는 부분을 훑어보았는데, 그 중에서 흥미로운 기술을 찾았기에 여기 적당히 의역해 올린다. 420-421쪽에 나오는 내용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이 책에서 "비가역성"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좀 더 정확하게 명시할 필요가 있겠다. 이 단어의 애매모호함은 다양한 현상들이 "비가역적"이라는 말로 뭉뚱그려 표현된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이런 현상들은 크게, 서로 다른 성질들을 갖는 두 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상호작용"이 엔트로피 증가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중요한 필요조건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렇다면, 옥스토피 일반화학 책에서 엔트로피의 미시적 정의를 논하면서 이상기체를 예로 든 것은 부적절한 것이 아니었을까? 옥스토비는 공간을 양자화하여 이상기체가 한쪽 구석에 몰려있는 상태와 전체 공간에 퍼져있는 상태가 서로 다른 엔트로피를 가진다고 논했던 것 같은데, 이 책의 정의를 따르자면 그 예는 상 혼합형에 해당하니 엔트로피가 달라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사실 옥스토비가 "이상기체"를 명시했는지가 확실치 않다. 독자 중 확인해주실 수 있는 분은 제보 바람.) 마지막으로, 통계역학의 관점에서, 열이 다른 에너지에 비해 "저질의" 에너지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궁금하다. H 정리의 증명에 따르면 (고립계에서) 엔트로피가 점차 증가하는 것은 모든 상태의 확률을 같게 하기 위함인데, 그렇다면 열에너지의 경우가 다른 에너지의 경우에 비해 "항상" 더 균등한 확률을 보장해 준다는 뜻인가? 이 문제는 모르겠다. 좀 더 비평형 통계역학을 공부해봐야 할 듯.
대학원에 오면 직관적이고 기초적인 내용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볼 기회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당장 연구해야 하는 내용을 이해하기도 버거운데, 언제 그런 내용을 고민하고 있겠는가? 나도 지난 한 학기 동안 열심히 달리면서 기초적인 내용을 생각해 볼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방학 기간 동안 "열역학 제2법칙"을 이모저모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또 개강하면 이런 글을 쓸 시간조차 없을지 모르니 짤막하게 정리해둔다. 혹시 또 전문가님이 나타나서 코멘트를 달아주실지도 모르니까...
#1. 열역학 제2법칙은 고립계의 엔트로피는 가역과정의 경우 일정하고, 비가역과정의 경우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고립계의 엔트로피는 계속해서 증가하게 된다. 이를 다른 말로 풀어낸 것이 "열은 가장 저질의 에너지 형태이다"라는 말이다. 다른 에너지(화학결합 에너지, 전기 에너지 등)를 열로 변환할 때는 100 % 변환할 수 있지만, 열을 다른 에너지로 변환할 때는 항상 얼마만큼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손실의 최솟값을 계산할 때 카르노 효율을 이용한다. 이런 기초적인 내용을 되새기면서 깨달은 한 가지 사실. 화학에서 계는 항상 "낮은 에너지 상태"를 선호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1]과 같은 자블론스키 도표(Jablonski diagram)을 보면, 흡광(absorption)을 통해 외부에서 계에 에너지를 넣어줘도 결국 계는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최저 에너지 상태, 즉 바닥상태로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왜 "최저 에너지 상태"인가? 지금까지는 별 생각 없이 받아들인 내용인데, 사실은 이것이 열역학 제2법칙과 관련되어 있는 듯 하다. 최저 에너지 상태로 가면서 계는 보통 "열"로 에너지를 방출한다. 진동 이완(vibrational relaxation)이라는 과정이 대표적인 과정으로, 계가 진동 에너지를 서서히 잃으면서 들뜬 진동 에너지 준위에서 바닥 진동 에너지 준위로 전이하는 과정이다. 이 때 "잃는" 에너지는 외부에 열로 방출된다. 열역학 제1법칙에 따르면 에너지의 총량은 보존되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왜 계는 에너지를 외부에 열로 뿌리는 것을 선호하는 것인가? 열역학 제2법칙 때문이다. 계가 진동 에너지의 형태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보다 주위가 열에너지의 형태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더 높은 엔트로피를 만들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사실상 최저 에너지를 선호하는 경향은 최대 엔트로피를 선호하는 경향과 바꿔쓸 수 있는 말이고, 에너지-엔트로피 경쟁이라는 용어 역시 사실상 엔트로피-엔트로피 경쟁이라고 볼 수 있겠다. 다만 전자는 주위의 엔트로피, 후자는 계의 엔트로피를 가리키므로, 전체 우주의 엔트로피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두 항을 모두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 놓은 물리량이 결국 헬름홀츠 혹은 깁스 자유 에너지일테고. (옥스토비 일반화학에서 에너지-엔트로피 경쟁을 전체 우주 엔트로피의 최대화, 즉 깁스 자유 에너지의 최소화로 설명한 것이 기억난다.) #2. 또 한 가지는 "무질서도"라는 표현에 대한 단상이다. 엔트로피를 흔히 "무질서도"로 설명하는데, 이는 통계역학적인 관점에서 붙인 이름이 아닐까? 헌데 통계역학의 "무질서도"와 상식적인 "무질서도"는 너무도 다른 개념인지라, 되려 "무질서도"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이 오해를 막는 일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 들은 설명 중의 하나는, "너희들 방이 가만 놔두면 점점 어질러지지? 이런 식으로 무질서도, 즉 엔트로피는 저 혼자 점점 증가한다는 거야."이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질러진' 방의 엔트로피가 '정돈된' 방의 엔트로피보다 항상 높다고 할 수 있나? 어질러졌다는 것은 인간의 관점에서 말하는 것이고, 미시적 관점에서는 두 방의 엔트로피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래서 일부 창조과학자들이 '열역학 제2법칙 논증'이라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주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어떤 대상을 저 혼자 내버려두면 "쇠퇴"하는 것이 열역학 제2법칙이라고 주장한다. 사람은 내버려두면 늙기 마련이고, 집은 내버려두면 무너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마찬가지 논리로 더 복잡하고 정교해지는 진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글쎄, 그렇게 거시적인 레벨에서 "쇠퇴"하는 것은 열역학 제2법칙과 크게 상관없다고 본다. 사람은 조금 복잡한 얘기니까 집 이야기를 해보자. 집을 그냥 내버려두면 결국 언젠가 내려 앉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열역학 제2법칙으로 설명되는 이야기인가? 우선 "고립계" 가정이 성립하는지 보자. 절대로 성립하지 않는다! 내 생각에, 무엇보다 집을 무너뜨리는데 크게 기여하는 것은 "풍화작용"이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먼지가 쌓인다. 그로 인해 집이 점점 약화되면서 결국 무너지는 것이다. 물론 열역학 제2법칙으로 집을 무너뜨리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고립계 내에 집 하나만 딱 지었다고 생각해보자. 집을 구성하고 있는 각 요소들은 위치에너지나 화학결합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이들은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열에너지로 전환되고 싶어한다. 따라서 시간을 엄청 길게 두고 계속 집을 관찰한다면 하나둘씩 그 에너지들이 열로 발산되어 결국은 집이 다 산산조각날 것이다. 이게 우주적 레벨에서 일어나면 "열적 죽음(thermal death)"이라고 부르는 것이고. 뭐, 그렇다. 또 생각해 본 내용이 있긴 한데 그건 좀 더 자료를 찾아보고 정리해서 쓰겠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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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484장 분량이며, 원고 두께는 약 3cm 입니다.
1년 동안의 글을 문고판 시리즈로 낸다면 3권까지 낼 수 있겠네요. 로보스님은 올 한해 이글루스에서 17,273번째로 게시물을 가장 많이 작성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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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태그를 사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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